조기 대선 가시화 따라 일정 앞당겨...사퇴 안 한 채 직무대행 체제로 경선 참여...이를 위해 연말 인사에서 부시장단 교체 안해 ...."지지율 열세는 충분히 극복 가능"
지난 5일부터 촛불집회에 부응하기 위해 주말을 제외한 매일 밤 개최한 '1인 집회+토크 콘서트'였다. SMS 사전 공지가 홍보의 전부여서 50여명의 시민들만 모였지만 박 시장의 목소리는 촛불집회에서 단련이 된 듯 예전에 비해 한결 힘차고 안정돼 보였다. 얼굴도 밤마다 찬바람을 쐰 탓인지 다소 거칠어져 온갖 '야전'(野戰)을 다 겪은 베테랑의 느낌이 들 정도였다. 다소 '샌님' 스타일이었던 이전과 달리 제법 대중정치인 티가 난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두달 가까이 지속된 7차례의 촛불집회 동안 참여 시민들의 뒷바라지에 주력해 '광장 지킴이'로 불린 박 시장의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늘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꼽혀 온 박 시장은 아직도 명확한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박 시장은 내년 4~6월 조기 대선 실시가 확실시되면서 일정을 앞당겨 조만간 공식 출마 선언 후 경선 레이스에 본격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시장은 한때 진정성 측면에서 '사퇴 후 대선 올인'을 검토했지만 최근 들어 사퇴하지 않고 직무대행 체제로 경선에 참여하는 것으로 사실상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서울시장 자리까지 비워 둬 보궐 선거가 실시되는 상황이 국민들의 불안감 조성 등 여러모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여론이 많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박 시장은 올해 말 단행될 시 정기 인사에서 임기 1년을 넘긴 현 부시장단을 교체하지 않고 유임시키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지난해 대비 절반으로 줄어든 여론조사 지지율에 대해서는 자기 성찰의 단초로 삼겠지만 크게 신경쓰지는 않고 있다.
공식 출마 선언을 통해 유권자들의 확실한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경우 반전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고, 이재명 성남시장의 돌풍 등 최근 야권 잠룡들의 지지율 등락은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반영됐다는 측면도 강한 만큼 불리할 것이 없다는 얘기다. 기득권 타파ㆍ새로운 비전 제시라는 국민적 요구에 누가 더 잘 응할 수 있느냐를 놓고 경쟁하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박 시장의 싱크탱크 및 조직 기반으로 알려진 '희망새물결'도 이달 말 사회개혁 비전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단체는 윤준하 전 환경운동연합 대표,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 시민사회 주요 인사로 구성됐다.
현재 전북, 제주, 대전ㆍ세종 등 전국 주요 지역별 조직 꾸리기가 완료된 상태다. 이 단체를 주도하고 있는 오성규 전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은 "조기 대선이 가시화된 만큼 앞으로 계획을 앞당겨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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