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 관련 퇴직 임원들도 징계…취업 제한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금융감독원이 일부 보험사들의 자살보험금 미지급과 관련된 퇴직 임원들에게도 다른 회사 재취업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십명의 현직 임원들은 해임 위기에 놓여 있다.
금감원은 교보생명에서 보험리스크담당임원 및 보험서비스지원실장을 지냈던 정모씨에게 퇴직자 위법·부당사항 사전통지를 했으나 수취인불명으로 이 내용을 최근 공시했다고 8일 밝혔다.
금감원은 정씨에 대해 “교보생명에서 근무했던 2011년 1월부터 2014년 12월 중에 피보험자가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 경과 후 자살해 보험금이 청구된 340건에 대해 재해사망보험금 101억원을 지급하지 않은 행위에 대한 감독 책임”을 물었다.
또 보험사는 보험금을 감액하거나 지급치 않은 경우에 그 사유를 설명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데 대한 감독 책임이 있다고 했다.
보험업법상 퇴직자가 징계 대상이 되면 보험사는 인사기록부에 이를 기록·유지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록이 되면 다른 금융회사의 임원 취업에 제한을 받는다”면서 “어느 정도 기간동안 제한을 둘 지 등은 각 케이스별로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퇴직 이후 재입사하지 않은 경우는 아예 금융사 임원 취업이 불가하고, 이미 취업했다고 해도 연임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말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을 미지급한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알리안츠생명 등 4곳에 중징계 제재를 사전통지했다. 제재를 확정하기 전에 범위를 정해서 제재 수위를 미리 알린 것이다. 기관에 대해서는 최고 영업 인가 취소까지, 대표를 비롯한 관려된 임원들은 문책에서부터 해임권고까지 조치를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이 소멸시효가 지나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금감원은 이와 별개로 약관 준수 의무를 다하지 않는 법 위반에 대해서는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5일 뒤늦게 자살보험금을 지급키로 했다. 남아있는 미지급 자살보험금은 삼성생명 1500억원, 교보생명이 1100억원, 한화생명이 900억원 규모다. 뒤늦게라도 소멸시효가 경과한 자살보험금을 지급키로 한 보험사들은 수백만원의 과징금 조치에 그친 바 있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에 8일까지 의견서를 제출토록 했다. 보험사들은 여전히 고심 중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제재의 적정성 등에 대해서 의견을 낼텐데, 자살보험금을 지급할지 여부는 계속 고민하고 있다”면서 “임원들의 경우 해임권고까지 사전통지된 상태여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제재 수위를 확정짓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말 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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