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 9일 오전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며 북남미 일대 공장관리팀 등에 시장 점검과 향후 대응 방안 등을 지시했다. 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북남미 시장의 관세 문제 등은 공장 설립 이전부터 이미 조사가 이뤄졌던 사안"이라며 "대선 과정에서도 내부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가 검토돼 왔지만 이번 결과로 (관세 부과 등이)현실화되며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라고 전했다.
기아차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의 60%를 북미에 보내기로 했다. 나머지는 현지 판매 및 기타 수출용으로 트럼프의 공약이 현실화되면 멕시코산 기아차 모델의 미국 시장 가격경쟁력은 떨어진다. 더욱이 기아차는 미국에서 조지아 공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62만6000대 중 조지아에서 생산한 물량은 26만대(46%)에 불과하다. 현대차의 미국 공장 의존도(75%)보다 크게 낮은 수준으로 향후 멕시코산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이번 검토 과정에서는 관세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조지아 공장과 멕시코 공장간의 내수·수출 품목 등을 교차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멕시코 공장의 경우 가동률이 정상화되지 않은데다 부품 계열사와의 조율 등 변수가 많아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검토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아직 트럼프의 외교 정책 등이 뚜렷하게 나오지 않은 상태로 지금은 상황을 점검하는게 최우선"이라며 "향후 거론되는 다양한 변수에 즉각적이고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해 놓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