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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문건' 십상시 모임, 최순실이 실제 주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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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중심으로 비선 실세 모임 국정 개입 정황 확인돼...검찰 '사실무근' 수사 결과 뒤집혀

정윤회(왼쪽)와 비선 실세로 지목되고 있는 최순실.

정윤회(왼쪽)와 비선 실세로 지목되고 있는 최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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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최순실씨가 국정 전반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2014년 당시 '정윤회 문건' 파동이 새삼스럽게 주목받고 있다. 사실이라면 '사실 무근'이라고 결론났던 '십상시 모임'이 장소·인물만 다를 뿐 실제로 존재했었던 셈이 되기 때문이다.

'정윤회 문건' 파동은 2014년 11월 세계일보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한 문건을 입수해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수면 아래에 있던 비선 실세 논란이 세상을 달궜다. 문건은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낸 정윤회씨가 여전히 비선 실세 역할을 하면서 문고리 권력 3인방 등 이른바 청와대 내 '십상시(十常侍)'들과 서울 강남 모 식당 등에서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국정에 개입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조웅천 당시 청와대 공직기관비서관이 박관천 전 경정 등에게 지시해 작성된 이 문건으로 인해 외부 유출 혐의로 조사를 받던 실무자 최모 전 경위가 자살했다. 박 대통령이 문건 유출은 국기 문란이라며 '일벌백계'를 지시하는 등 큰 파문이 일어났다.

그러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당시 조 비서관으로부터 이 문건을 보고 받고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1월 검찰이 이 문건 내용에 대한 수사한 결과 '사실 무근'이라고 발표하면서 정윤회 문건은 '찌라시' 취급을 받게 됐다. 검찰은 모임이 있었다는 해당 식당 이용객 명단 등을 조사한 결과 "소위 십상시 모임 자체가 실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최근 잇따라 언론보도로 인해 '십상시 모임'은 주인공이 정윤회에서 그의 전 부인 최순실씨로 바뀌었을 뿐 실제로 존재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우선 최씨가 사용했었던 것으로 알려진 PC에는 대통령의 휴가, 옷차림, 기념 우표 제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관리 등 개인적인 것에서부터 당선자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 개성공단 폐쇄 등 남북 관계, 민정수석 등 청와대 및 내각 인사, 대내외 주요 정책 현안 등에 최씨가 개입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최순실 씨와 윤전추 청와대 3급 행정관, 사진=TV조선 '뉴스쇼판' 방송화면 캡처

최순실 씨와 윤전추 청와대 3급 행정관, 사진=TV조선 '뉴스쇼판'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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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최씨의 최측근이었던 이성한 미르재단 전 사무총장의 증언도 '십상시 모임의 국정 개입'의 정황 증거다. 그는 최근 한겨레와 4차례나 장시간 인터뷰를 갖고 최씨가 매일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실장으로부터 30cm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를 건네받아 차은택, 고영태씨 등 일부 측근들과 국정 전반에 대해 논의해 청와대로 보냈다고 말했다. TV조선을 통해 최씨가 강남 한 사무실에서 윤전추ㆍ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의 극진한 시중을 받으면서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 당시 실제 입은 옷을 손질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TV(CCTV) 동영상도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당시 문건 파동을 전후로 있었던 최씨 일가의 국정 농단과 관련해 박 대통령 주변 인물 및 당사자들의 묘한 해명도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직접 당사자인 정윤회씨만 해도 언론을 통해 "나는 비선이 아니다"라는 사실만 누누이 강조했을 뿐 '십상시 모임'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었다. 특히 박 전 경장이 검찰 조사에서 "우리나라 권력 순위는 최순실이 1위, 정윤회가 2위 ,박 대통령이 3위"라는 말을 한 것이 나중에 알려지면서 경찰 정보라인의 '촉'을 인정받고 있다. 박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씨ㆍ박지만 EG회장도 1990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최씨 일가가 언니를 망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박 회장이 했다는 "피보다 진한 물도 있다"는 발언은 최씨 일가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경고했던 것으로 뒤늦게 해석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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