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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장이 '렛츠런파크'?…"마사회, 우리말 해침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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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문화연대, 7일 보도자료 통해 선정 발표

마사회 용산 화상경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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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종합편성채널 'JTBC'의 프로그램 '비정상회담' 등이 우리말 '사랑꾼'으로 선정됐다. 반면 경마장을 '렛츠런파크' 등 외국어로 변경한 한국마사회는 '해침꾼'으로 뽑히는 불명예를 안았다.

사단법인 한글문화연대(대표 이건범)는 7일 2016년 우리말 사랑꾼으로 프로 바둑 기사 심종식 6단, 광운대 수학과 허민 교수, 제이티비시 방송 ‘비정상회담’ 등을 선정했고, 우리말 해침꾼으로는 한국마사회와 기업체 티몬을 뽑았다고 밝혔다.
이 단체에 따르면 '비정상회담'은 외국인들이 우리말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 세계 곳곳에서 온 외국인이 자신들에게는 어려운 한국어로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진지하고 재미있게 토론하는 모습을 보여줘 국민들에게 품격 있는 국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불러 일으킨 공로다. 건강한 토론 문화 조성에도 좋은 역할을 했다는 게 이 단체의 평가다.

허민 교수의 경우 ‘한자어 수학 용어는 한자 지식을 이용하여 가르치는 게 좋다’는 통념이 사실과 일치하는지 밝히기 위해 초중고 교육과정에 나오는 한자말 수학 용어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한자가 도움이 되는 수학 용어는 전체의 21%에 불과하고 나머지 79%는 도움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잘못된 개념으로 이끌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또 문제점이 있는 한자말 수학 용어를 토박이말이나 개념에 어울리는 말로 바꿀 것을 제안하였다.

'월간 바둑'의 기자로 일하는 심종식 6단은 편집부장 등을 거치며 평생 바둑 용어 순화에 많은 힘을 쏟아 일본 지형에 관한 표현이라든지 일본의 사무라이 문화와 역사를 표현한 말을 바둑용어로 그대로 쓰는 것을 비판하며 우리말로 순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한국기원이 잡지 부서에 바둑 용어 순화를 위한 소기구를 두고 상설 운영하면 좋겠다"고 건의한 적이 있을 정도로 우리 말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반면 외래어를 남발한 '우리말 해침꾼'으로는 한국마사회와 '티몬'이 꼽혔다. 마사회는 2014년에 서울경마공원을 “렛츠 런 파크(Let’s Run Park)-서울”로 바꾸는 등 공공시설에 뜻모를 외국어를 써서 외국어 남용을 부채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2015년 말에는 서울지하철 4호선 “경마공원 역”을 “렛츠런파크 역”으로 바꿔달라고 과천시와 국토교통부에 요구해 논란을 일으켰다. 비록 지하철 역 이름이 바뀌지는 않았으나, 이용자가 많은 경마장 같은 공공시설의 명칭을 외래어로 바꿀 경우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계속 외국어를 세뇌시키는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매서운 비판을 받았다. 특히 외국어로 바꾼 경마장 이름을 홍보하기 위해 대중교통수단인 지하철의 역 이름마저 좌지우지하려 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한글문호연대는 "기업 이익을 위해 우리말을 파괴해도 좋다는 의식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우리말 해침꾼으로 뽑았다"고 밝혔다

주식회사 티켓몬스터(티몬)은 광고에 등장하는 소비자들이 중얼거리듯 하는 말을 소리 그대로 한글로 적어내 광고 카피를 만들어 한글 파과에 앞장섰다는 비판이다.

이 회사는 '여자 마음은 갈대 같아서 바꾸고 싶다'를 '여촤마읆은칼테카타서바꿐코싶'으로, '단골이라면서 해주는 것도 없고'라는 말을 '단콜이라명서해주는컷동업콩'이라고 표기하는 식의 한글 파괴 광고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한글문화연대는 "텔레비전뿐만 아니라 지하철, 버스 등에도 맞춤법을 모조리 파괴하여 무슨 뜻인지도 모를 말을 적은 광고판을 붙여 무차별적으로 노출했다"며 "아무리 사기업이라 해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한글 파괴를 주요 방법으로 삼아 광고를 한 것은 큰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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