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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부검영장, 여야는 입씨름 법원은 노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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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없는 국감…법원장은 "언급 부적절" 되풀이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농민 고(故) 백남기씨 시신 부검 논란과 관련해 부검영장의 강제집행 가능 여부와 적절성 등을 둘러싸고 국정감사에서 이틀째 공방이 이어졌다.
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서울고법ㆍ서울중앙지법 등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공개한 서울중앙지법의 부검 영장 일부 내용을 근거로 유족의 동의 없이 부검을 진행하는 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이 입수해 공개한 영장에서 법원은 "부검을 실시하되 객관성과 공정성, 투명성 등을 제고하기 위해 부검 방법과 절차에 관해 아래 사항들을 이행해야 한다"면서 몇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유족이 원하면 서울대병원에서 부검을 할 것 ▲경우에 따라 유족 1∼2명과 유족이 지명하는 의사 2명, 유족이 지명하는 변호사 1명을 참관시킬 것 ▲부검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할 것 등이다.
법원은 특히 부검 시기와 방법, 절차, 부검 진행 경과 등에 관해 유족 측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라고 영장에 명시했다.
박 의원은 이 같은 단서가 공권력 집행 차원에서 부검을 강제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가족의 의견을 듣기만 하고 검ㆍ경이 마음대로 부검의 시기와 방법 등을 정하라는 게 아니라 부검 실시 이전부터 가족과 충분히 논의해 결정하라는 취지라는 것이다.

박 의원은 또한 부검 영장이 한 차례 기각됐던 점을 지적하며 "분쟁을 해결해야 하는 법원이 '조건부 영장'을 발부해 새로운 분쟁을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주광덕 새누리당 의원은 "(영장 내용을) 아전인수로 해석하면서 유족 동의 없이 부검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발표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게 아니냐"고 반박했다.

주 의원은 "(영장의 취지는) 부검을 실시하는 게 원칙이고 부가적으로 이러저러한 점을 고려하라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하고 "부검 실시 자체를 유족과 협의하거나 다른 단체와 협의하라는 문구는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전날 서울고검ㆍ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감에서 "유족이 부검을 반대하면 (부검을) 안 할 것이냐"고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다그치며 사실상 강제부검을 종용했다.

서울중앙지법 강형주 법원장은 영장의 강제성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와 추궁 속에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입장 표명을 되풀이했다.

강 법원장은 '유족이 협의를 안 해도 부검영장 집행이 가능한 것이냐'는 의원들의 잇따른 질문에 "집행 가능 여부를 법원장이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거나 "수사기관이 유족과 협의를 해서 적절히 처리할 것"이라는 언급만 지속할 뿐 명확한 답변은 내놓지 않았다.

백씨 사망의 원인이 된 행위가 경찰의 물대포 직사라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추궁에 강 법원장은 "(물대포가) 원인의 하나였다고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춘석 더민주 의원은 "(영장 취지에 대한) 결론과 해석이 정해지지 않으면 (여야 정치권 등이) 다 유리한대로 해석할 것"이라면서 "(영장을) 발부 안하려니 비난이 있겠고 발부를 하자니 뭔가가 좀 있고, 그러니까 조건 좀 붙여서 '내어줄테니 알아서 하라'는 거랑 뭐가 다르냐"고 강 법원장을 비판했다.

이 의원이 이어 "지금이라도 명확하게 밝혀달라"고 재촉하자 강 법원장은 "민사 판결이나 조정 조항에 있어서도 해석을 붙이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강 법원장은 다만 '영장에 담긴 각종 제한 요건은 권고가 아니라 의무가 맞느냐'는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의 질의에 "해석상으로는 그렇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감 시작과 동시에 박주민 의원과 박범계 의원은 영장 심사 및 발부를 한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를 일반증인으로 채택해 직접 설명하도록 하자고 권성동 법사위원장(새누리당)에게 요구했다.

이런 요구에 대해 김진태 의원은 "법관은 판결문으로 말하는 것"이라면서 "(영장으로 말 했는데) 또 본인을 불러서 묻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맞섰다. 권 위원장은 "(일선 판사를 증인으로 부른) 전례가 없고 자칫하면 재판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면서 요구를 받아주지 않았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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