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싱크탱크의 효시 격으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설립한 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아태재단)이 있다. 김 전 대통령이 1994년 정계복귀를 염두에 두고 설립한 아태재단은 DJ의 4수(修) 도전을 측면 지원했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정부의 트레이드 마크인 '햇볕정책'의 산실이기도 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는 이른바 금강팀으로 불리는 '자치경영연구소'가 있었다. 1994년 총선에서 낙선한 후 노 전 대통령이 만든 '지방자치실무연구소'를 개편한 금강팀에는 김병준 국민대학교 교수, 정태인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장,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등이 참여해 정책을 개발했다. 현재 대권 후보군 중 하나로 불리는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금강팀의 막내격으로 활동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배후에도 1000여명이 넘는 매머드급 규모의 '국제전략연구소(GSI)' 등의 싱크탱크가 포진하고 있었다.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 곽승준 고려대학교 교수 등 이명박정부에서 활약한 인사들이 바로 GSI 출신이다. GSI 소속 교수들은 경제, 외교, 국토과학 등 각각 전문분야에 포진돼 공약 만들기에 참여했다. '한반도 대운하 공약'은 물론 '비핵, 개방 3000' '나들섬 프로젝트' 등이 모두 이곳에서 탄생했다.
18대 대선에서는 다양한 싱크탱크들이 각축전을 벌였다.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는 '국가미래연구원'의 지원사격을 받았다. 2010년 말 출범한 국가미래연구원은 당시 복지 공약 경쟁을 불지피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2007년 당시 박 후보의 '줄푸세(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질서 세우기)' 공약을 만든 김광두 현 서강대 석좌교수가 원장을, 안종범 현 정책조정수석이 경제 브레인을 담당했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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