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父 살해 후 암매장한 형제 ‘8개월여 만에’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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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아버지를 살해한 후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한 형제가 범행을 저지른 지 8개월여 만에 붙잡혔다. 형제는 평소 알코올중독을 앓고 있는 아버지로부터 폭력과 행패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유성경찰서는 존속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A씨(31)와 B씨(29) 형제를 각각 검거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 9일 대전 유성구 소재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61)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하고 시신을 동구지역의 한 야산에 암매장 했다.

또 B씨는 형인 A씨가 아버지를 야산에 암매장하는 것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아버지가 살해될 당시 현장에는 없었지만 형의 전화를 받고 뒤늦게 집으로 와선 시신을 유기하는 것을 도왔던 사실이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형제의 범행은 아버지 지인의 신고로 탄로 났다. 알코올중독으로 수차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 온 형제의 아버지가 어느 날인가부터 보이지 않기 시작했고 이에 입원한 병원을 묻는 지인에게 형제가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하면서다.
경찰은 이 같은 신고를 접수한 후 21일 새벽 대전 유성구 근무지에서 A씨를 긴급체포하고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자백을 받았다.

또 당일 A씨가 지목한 동구지역의 한 야산에서 암매장된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B씨가 A씨를 도와 시신을 암매장한 사실도 밝혀냈다.

A씨 혼자 한겨울 산세가 험한 야산까지 시신을 옮기고 암매장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전제로 B씨를 추궁, 사체유기 혐의를 자백 받으면서다. 당초 B씨는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경찰조사에 임하고 있었다.

형제는 아버지를 살해 및 암매장하기 전 평소 알코올중독 증세를 가진 아버지로부터 시달림을 받았던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특히 A씨는 “(범행 당일)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리다가 망치로 나를 때리려고 했다”며 “그래서 아버지의 망치를 빼앗았고 그 망치로 아버지의 머리를 때려 숨지게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와 B씨를 상대로 범행 경위 및 과정 등을 추가 조사하고 드러난 혐의에 따라 구속영장 신청 등의 절차를 밟아간다는 계획이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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