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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M&A 불발] 217일 고민, 7일간 검토, 7시간 회의, 3시간 소명

최종수정 2016.07.18 13:03 기사입력 2016.07.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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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희 SK텔레콤 사업총괄이 15일 전원회의를 앞두고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 심판정 피심의인 대기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형희 SK텔레콤 사업총괄이 15일 전원회의를 앞두고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 심판정 피심의인 대기실로 들어서고 있다.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217일 고민, 7일간 검토, 7시간 회의, 3시간 소명'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 · CJ헬로 기업결합건의 '정확하고 공정한 심사'를 명목으로 7개월, 217일이라는 긴 심사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정작 해당사업자들에게는 7일이라는 짧은 심사보고서 검토기간, 단 3시간의 소명기간을 부여해 최종심의 결과에 대한 공정성 시비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18일 공정위는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금지하고 유료방송시장과 이동통신시장의 경쟁제한 가능성 원천 차단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주식취득 금지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간 합병 금지 등의 시정조치를 내렸다.

◆공정위, 217일간의 이례적인 긴 고민=합병 금지라는 결론을 내리기까지 걸린 시간은 7개월이 넘는 217일로 너무 오래 걸렸다. 공정위의 임무는 독과점 여부인 경쟁 제한성을 따지는 것이다. 이는 규정과 원칙, 관행과 흐름에 비춰 검토하면 되는데, 이런 판단에 그토록 시간이 많이 필요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업계 내외부적으로 강하게 제기됐다.

과거 방송 통신분야의 기업결합과 관련한 심사에 평균 290일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지체된 것이 아니라고 설명하지만, 시장이나 해당 업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한다면 공정거래법상 심사기간(120일)을 3개월이나 넘긴 늑장행정은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정치적 부담을 의식해 결정을 미뤄온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서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M&A 심사과정에서 "외압은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외압' 루머에 대해 "그것은 그들이 소설을 쓰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공정위의 이런 늑장 행정으로 해당 업체들은 이 기간 경영 불투명성으로 사업 재편이나 투자, 고용 등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또 KT와 LG유플러스, 방송사 등 경쟁업체들이 통신과 방송시장에서 시장 지배자의 탄생 가능성에 강하게 반발하고, 혼탁한 상호 비방전이 전개되면서 업계의 갈등의 골도 깊어졌다.

◆사업자들의 의견제출기간 단 7일, 반박권 침해=특히 공정위는 '정확하고 공정한 심사'를 명목으로 7개월을 끌고 나서 사업자들의 불과 2주·4주의 의견서 제출기한 연장을 불허하기도 했다. 통상 한 달여 전 미리 최종심의 일정을 정하던 것과 달리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최종심의는 급박하게 정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기업결합건의 최종심의를 담당하는 9명의 위원에게 양사의 반박의견서 발송에 앞서 사무처의 심사보고서를 먼저 보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은 증폭됐다. 공정한 심사를 위해 심사보고서와 반박의견서를 함께 보내던 관행을 어긴 것이다. 심의절차 상 보장된 피심인의 반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 부분이다.

특히 이번 사건이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안은 향후 공정성 시비로 비화할 수도 있는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7시간 회의, 단3시간의 소명기회=전원회의는 15일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약 7시간 가량 진행됐다. 2시부터 5시까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CJ헬로비전 등 피심의인의 소명에 3시간이 할애됐다. 이해당사자들은 파워포인트 자료를 준비해 와 장시간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심의인들은 오후2시부터 5시까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심사보고서 관련 반박 입장을 전했고, 이해 관계자인 KT와 LG유플러스, CJ오쇼핑은 5시 30분부터 각 10분씩 의견을 발표했다.

오후 5시부터 30분간 정회한 이후 5시30분부터 6시까지 참고인 진술이 있었다.
이후 6시부터 8시까지 2시간 동안 공정위 전원회의 위원들의 질문공세가 쏟아졌다. 이후 위원들은 위원합의실에서 도시락을 먹으면서 사업자들이 귀가한 뒤에도 약 1시간 정도 회의시간을 가지고 최종 합의를 도출했다.

전원회의 주요 쟁점은 ▲지역획정문제 ▲요금인상가능성 등이었다. 전원회의 질의응답 시간에는 "가격이 올라가나?" "수평결합은 어떤가?" 등 격앙된 목소리가 심판장 밖으로 흘러나오기도 했다.

김진석 CJ헬로비전 대표는 전체 가입자 중 아날로그 가입자(37%)는 유료방송 지역 점유율에서 제외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방송시장평가에서는 모두 같은 케이블 가입자로 보지만 아날로그 가입자는 약정이 없고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공동시청 방식으로 보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가입자 중 3분의 1이 공동시청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면 디지털 가입자는 인터넷, 전화 등과 결합이 가능한 약정가입자가 대부분이라는 취지에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질의응답이나 각 당사자의 PT내용은 특별한 것이 없었고 했던 얘기들을 반복하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형희 SK텔레콤 사업총괄(가운데)이 15일 공정거래위원회 심판정 피심의인 대기실에서 고객를 숙이고 있다.

이형희 SK텔레콤 사업총괄(가운데)이 15일 공정거래위원회 심판정 피심의인 대기실에서 고객를 숙이고 있다.



공정위는 15일 전원회의에서 CJ헬로비전 관련 심사보고서에서 밝힌 내용이 적절했다고 판단했다. 전원회의 현장에서 참고인 진술을 들으며 추가 검토를 했지만, 기존 ‘불허’ 입장에 변함이 없었다.

공정위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및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 건을 심사한 결과, 동 기업결합이 유료방송시장, 이동통신 소매시장 및 이동통신 도매시장 등 방송 및 통신시장에서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경쟁제한적 우려를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기업결합 자체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기업결합은 기존의 방송·통신분야 사례들과는 달리 수평형·수직형 기업결합으로 인한 경쟁제한성이 혼재돼 있으므로, 행태적 조치나 일부 자산 매각만으로는 이들을 모두 치유하는 것이 어렵다고 공정위는 최종 판단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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