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 기준 반도체 매출 1.4조 달러 육박
"메모리 병목 2027년까진 계속"
컴퓨팅 및 데이터 스토리지 부문 수혜 기대

올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62.7%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수요 지속과 그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의 기록적인 가격 상승이 시장 전체의 파이를 유례없는 속도로 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2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D램 시장 가치는 전년 대비 2배, 낸드 시장은 4배까지 폭등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매출 성장률을 62.7%로 대폭 상향했다. 출하 기준 전체 반도체 매출은 1조4000억달러(약 2076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했다.

"D램 2배, 낸드 4배 뛴다"…올해 반도체 매출 62.7% '폭풍 성장'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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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메모리 공급 부족과 HBM(고대역폭메모리) 특수가 자리 잡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역설적으로 일반적인 범용 메모리 칩의 공급량이 줄어든 것이다. 이로 인해 16Gb DDR5 D램 현물 가격은 2025년 4월 17일 5.30달러에서 2026년 4월 9일 38.5달러로 598% 뛰었고, 512Gb TLC 낸드 역시 같은 기간 2.78달러에서 21.68달러로 680% 폭등한 바 있다.

옴디아는 "HBM은 생산량은 적지만 단가가 훨씬 높아 전체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메모리 공급 병목 현상은 2027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 세부 부문별로는 컴퓨팅 및 데이터 스토리지 분야가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옴디아는 해당 부문의 2026년 매출이 전년 대비 90% 급증하며 7000억달러(약 960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글로벌 대기업들의 대대적인 서버 교체 주기와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의 공격적인 자본 지출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를 중심으로 기존 레거시 하드웨어를 퇴출하고 고성능 AI 워크로드를 지원할 수 있는 차세대 실리콘 및 고급 연결 솔루션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반도체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가전과 무선 통신 분야도 긍정적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판매 대수 자체는 정체될 것으로 보이지만,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제조 원가 상승분이 판매 가격으로 전가되고, AI 기능이 탑재된 플래그십 모델 및 폴더블폰 출시가 이어지면서 전체 매출은 오히려 늘어날 전망이다. 스마트 워치와 웰니스 웨어러블 기기 역시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옴디아의 마이슨 로블레스-브루스 수석 분석가는 "AI 수요가 단순한 질의응답 수준을 넘어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반도체 산업의 돈줄이 되고 있다"면서도 "공급업체들이 얼마나 빨리 생산 능력을 확장할 수 있을지, 또 장기적으로 기업들이 투입한 막대한 AI 자본 지출만큼의 수익(ROI)을 거둘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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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보고서는 관세, 에너지 비용, 지정학적 긴장감 등 거시경제적 변수와 함께 현재의 성장이 판매량이 아닌 '가격 상승'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과거 가상화폐 채굴 붐이나 메모리 슈퍼사이클 때와 유사한 역학 관계가 관찰되고 있지만, 이번 사이클은 그 규모와 범위 면에서 전례가 없다는 평가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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