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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충격]브렉시트가 블랙시트(암울한 탈출) 될까…문샷씽킹 절실

최종수정 2016.06.27 11:04 기사입력 2016.06.2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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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총리 공관 앞에서 브렉시트 결정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AP=연합뉴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총리 공관 앞에서 브렉시트 결정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는 세계 경제인들의 예상을 깬 결정이다. 앞으로 브렉시트가 블랙시트(Black+Exitㆍ암울한 경제적 탈출)가 될 지 여부가 관건이다.

현재 영국이 유럽연합(EU)의 그늘을 벗어난 것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금융부문이다. 영국의 작년 국내총생산(GDP)은 2조7610억달러로 세계 5위다. 하지만 금융산업이 영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 수치나 순위를 초월한다.
EU 내 외환거래의 78%, 장외(OTC) 파생상품 거래의 74%, EU내 헤지펀드 자산의 85%가 영국에서 거래된다.
영국의 금융과 보험서비스수지 흑자폭은 2014년 930억 달러로 미국의 두 배, 프랑스의 10배가 넘는다.

이 흑자의 3분의 1을 EU내에서 거둬들인다. 영국 상품과 서비스 수출은 GDP의 30% 수준인데 EU는 영국의 최대 수출시장(비중 40%)이다. 영국은 흑자를 기록하는 서비스 수지에서 타격을 받을 게 확실시된다.

지금 영국계은행과 영국에 진출한 외국계은행들은 총 250여개다. 이들은 브렉시트로 인해 기업금융부과 트레이딩, IT부문 인력을 프랑스와 아일랜드 등으로 이동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2020년까지 영국에서 10만개의 금융서비스 부문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한다. 대체로 선진국에서 제조업 종사자는 총 근로자의 15% 미만인데, 영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그 비율이 10% 이하로 추정된다.

영국 금융사들은 달러 유동성 확보와 HSBC 등 주요 은행 본사이전 가능성을 본격 검토하고 구조조정으로 몸집을 줄이는 방향으로 브렉시트에 대응해 왔다. 이 정도 수준으로 영국 내에서만 금융산업 후폭풍을 맞게 된다면 브렉시트의 여파는 최선의 시나리오 속에서 마무리될 수 있다.

당분간 금융시장이 요동치겠지만 굳이 런던이 아니더라도 금융서비스 업무는 다른 나라에서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금융질서의 재편으로 마무리되는 셈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유로존의 대(對)영국 포트폴리오 투자 비중이 GDP대비 11%로 매우 크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은행자산의 영국투자 비중을 보면 스페인이 13.2%, 아일랜드 6.4%, 독일 4.9%, 네덜란드도 3.6%에 달한다.

결국 신(新)금융중심지가 조성되는 기간동안 각국이 인내하기보다는 각자도생을 위해 경제질서의 붕괴를 촉발시킬 수 있다. '고립화'라는 정치적 이슈가 조합을 이룰 경우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브렉시트를 계기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프랑스 국민전선 대표 마린 르펜 대표가 당장 '고립화'를 위한 노를 세차게 젓기 시작했다. 네덜란드 극우정당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더스 당수 역시 EU탈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고립화의 근원적 배경은 노령화에 따른 세대간 대립이다.

영국으로 간 이주민은 9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3%를 차지한다. 이들 중 이주 첫해부터 복지혜택을 신청하는 비중은 40%를 넘는다. 지난 10년간 영국의 신규일자리 중 상당수가 이들의 몫이었고 단순노무직을 넘어 금융서비스업으로까지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영국은 2014년부터 인구 절벽이 시작됐다. 노년의 복지와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충돌하고 있는 중에 서로 셈법도 복잡하다. 영국 뿐 아니라 전 세계가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다.

브렉시트가 세계 경제질서의 붕괴, 즉 고립화를 향한 방아쇠를 당긴 셈이다.

단기적으로는 금융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보호무역으로 대변되는 글로벌 경제질서의 붕괴를 막기 위해선 전 세계 지도자들은 머리를 맞대야 한다. 달에 우주선을 보내겠다는 혁신적이고 원대한 생각, 즉 문샷 씽킹(Moonshot thinking) 없이 세계 경제의 발전 지속가능성은 담보될 수 없다.
<도움말=국제금융센터>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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