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인 '관찰대상국(Review List)'에 한국증시가 제외됐다는 소식을 들은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이번에도 외국인의 원화 환전성과 관련한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MSCI는 줄곧 원화의 역외 거래가 가능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쉽게 말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언제든지 자유롭게 환전을 할 수 있도록 24시간 돌아가는 외환시장을 허용해 달라는 요구다.
금융당국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24년 만에 관련 규정을 뜯어 고쳐 '외국인통합계좌(옴니버스 어카운트)'를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한데 이어 오는 8월부터는 주식 외환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하겠다는 전향적(?) 방침을 내놨지만 결과적으로 먹혀들지 않은 셈이다.
한국증시가 MSCI 선진국 지수에 들어가기 위한 정답은 이미 나와 있다. 금융당국이 MSCI가 제시한 요건을 들어주면 된다. 반대로 MSCI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폐해가 크다면 안 하는 게 맞다. 실익을 더욱 꼼꼼하게 따져 볼 일이다.
보여주기 위한 행보가 아니라면 한국정부가 아까운 공력(功力)을 낭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