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魚들의 철수, 공모시장 허탈
호텔롯데 등 상장 철회
거래소 목표액 반토막 위기
증권사들도 수수료 수익 타격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호텔롯데 등 잇따른 대어(大魚)들의 상장 철회로 한국거래소의 올해 코스피 기업공개(IPO) 목표 공모액이 반토막 날 위기에 처했다. 증권사들도 수백억원대의 수수료 수익이 증발하는 등 한여름 공모주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전날 금융위원회에 상장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 상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호텔롯데는 2010년 삼성생명(공모액 4조9000억원) 이후 6년만의 최대어였다. 공모가 범위는 8만5000~11만원 수준으로 밴드 하단으로 계산해도 4조677억원이다. 이는 최근 거래소가 제시한 올해 코스피 목표 공모액 9조원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역대 코스피 공모액 사상 최대치 경신을 자신했던 거래소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김원대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은 지난달 30일 '비상장 우량기업 상장설명회'에서 "최근 호텔롯데, 두산밥캣,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초대형 기업의 상장 추진으로 IPO 빅딜이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코스피 시장의 IPO 기업 수는 약 25곳, 공모액은 약 9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하지만 이번 호텔롯데의 상장 무산으로 종전 코스피 최대기록(2010년 공모액 8조7000억원) 경신은 요원해졌다.
수개월 동안 상장을 준비해온 증권사들도 맥이 빠지긴 마찬가지다. 당장 수백억원대의 수수료 수익이 물거품 될 전망이다. 호텔롯데의 상장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는 내달 19일 전체수수료 수익 500억원 중 20%인 약 100억원을 입금 받을 예정이었지만 9개월간의 노력은 '한여름밤의 꿈'으로 끝났다.
네이처리퍼블릭과 애경산업의 상장을 준비해온 대신증권도 비슷한 처지다. 대신증권은 2014년 11월부터 네이처리퍼블릭 상장을 준비해 왔지만 '정운호 게이트'가 터져 그간의 수고가 물거품이 됐다. 애경산업의 경우 지난 4월 대표주관사를 맡아 상장 작업을 본격 추진하려던 차에 옥시 가습기 살균제 판매 관련 문제로 발목이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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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악재에 공모주시장은 급랭 분위기다. 삼성바이오로직스(공모 예상 규모 최대 3조원대)와 두산밥캣(1조원대), 넷마블게임즈(2조원대) 등 연내 입성할 예정인 빅3도 공모가에서는 삼성생명에 훨씬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IPO 전문가는 "올해 공모시장 기대 1순위였던 호텔롯데가 상장을 철회하면서 분위기가 기울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기관 등 투자수요는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하반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고 공모시장에 다시 불을 지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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