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다툼으로 돌아선 父子…외면받은 롯데
10일, 전방위 압수수색 이어 신격호 고열로 입원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지난해 7월부터 '형제의 난'으로 시작된 롯데그룹의 악재가 1년째 되풀이 되고 있다. 한치 양보없는 경영권 분쟁으로 국내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의 민낯을 전 국민 앞에 고스란히 내보인 데에 이어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었던 면세점에서 탈락되고, 네이처리퍼블릭의 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으로 롯데가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검찰소환을 앞두고 있다. 설상가상 10일 검찰이 롯데그룹 본사와 계열사 7곳, 핵심입원 자택 등 총 17곳을 압수수색하면서 롯데그룹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오너가 경영권 다툼을 시작으로 롯데그룹의 수난이 1년째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악몽의 조짐은 2014년 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 롯데 부회장, 롯데상사 부회장 겸 사장, 롯데아이스 이사 등의 자리에서 물러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렇게 롯데의 모든 경영권은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돌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곪았던 형제의 갈등은 지난해 7월 터졌다.
차남이 임원진의 지지에 힘입어 아버지를 해임했다면 장남은 아버지를 등에 업고 물러서지 않았다. 여론전을 시작하며 신 전 부회장의 반격은 계속됐다. 신 전 부회장은 국내 방송사와 인터뷰까지 하면서 경영권의 정당성을 주장했지만, 일본어로 인터뷰하는 그의 모습은 역풍을 맞았다. 롯데그룹 역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경영권 분쟁은 형사소송으로까지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신 총괄회장은 건강이 온전치 않다는 차남의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 본인의 판단 능력에 대해 '50대 때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고 해명해야했다.
결국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최대 분수령이었던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이 완승하면서 롯데는 '신동빈' 원리더 체제를 공고히 했지만 이후에도 롯데그룹의 악재는 멈추지 않았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 재획득이 불발돼, 이달말 폐점을 앞두고 있으며 롯데홈쇼핑은 신헌 전 대표의 비리 혐의 여파로 황금시간대(오전ㆍ오후 8시~11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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