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관통하며 계속되는 홍수 예방에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은 20세기 이후다. 수자원 시설 확충, 재해 관리체계 구축 등으로 과학적인 물 관리가 가능해지면서 인명이나 재산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새로 댐을 만드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홍수대책이겠지만, 막대한 건설비와 사회적 비용을 수반하기에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대두된 방안이 기존시설 활용 즉, 발전 댐의 다목적화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발전량의 0.6% 정도를 감당하는 수력발전댐을 다목적화해 홍수조절능력 등 댐과 물의 활용가치를 대폭 높이자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수력발전 댐을 다목적화해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댐 다목적화는 우리나라도 1980년대부터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검토해온 사안이다. 하나의 시설물을 여러 용도로 활용하여 효율성을 높이자는 건 얼핏 들어도 당연한 주장이다. 그런데 왜 결론나지 않고 있을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발전용댐과 다목적댐을 관리하는 정부부처간의 이견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싶다.
댐 관리를 일원화해야만 의사결정과 댐 운영을 한 곳에서 실시간으로 할 수 있고, 충분한 홍수대비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사회적 필요성이 있음에도 댐관리 일원화가 실현되지 못한 것은 국민의 입장에서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다. 더 이상 부처나 기관 간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말고 오로지 국민의 안전과 행복, 국익을 고려하기를 믿고 또 바란다.
김병식 강원대 방재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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