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푸바오(알리페이)' 등 모바일 결제 플랫폼 자리매김
텅쉰(텐센트) 등 후발주자 무서운 추격…시장 점유율 지각변동
편리성 최대 장점이지만 개인정보 유출 등 부작용 우려도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 수도 베이징에 사는 한국인 임 모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처음 보는 중국인이 지하철역에서 다짜고짜 휴대폰을 들이밀었다. 급히 외출하면서 지갑을 놓고 와 현금도 교통카드도 없으니 돈을 빌려 달라는 부탁이었다.
중국 봉황망(鳳凰網)은 23일(현지시간) 중국 도시 거주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최근 3개월 내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이용했다는 응답이 98.3%에 달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산하 연구기관 컨피덴셜 리서치의 보고서를 인용 보도했다. 도시의 규모나 연령대, 경제력 수준 등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알리바바그룹의 즈푸바오는 대표적인 모바일 결제 시스템으로 '국민 앱'과 같다. 응답자의 79.5%는 즈푸바오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신용카드(45.5%) 체크카드(30%)는 물론 현금(79%)의 이용 비율마저 앞서는 수준이다. 즈푸바오의 이용률은 1선 대도시(79.3%)와 2선 도시(80.2%), 3선 도시(79%) 등 전 지역에서 골고루 높았다.
모바일 결제시장의 즈푸바오 1강 구도를 위협하는 경쟁 상대는 텅쉰(騰訊·텐센트)의 차이푸통(財付通·텐페이)이다. 차이푸통은 텅쉰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웨이신(微信·위챗)을 기반으로 모든 결제가 가능해 시장 점유율을 순식간에 키우고 있다. 응답자의 26%는 차이푸통을 이용했다고 답했다.
모바일 결제는 슈퍼마켓이나 쇼핑센터를 비롯해 전기·수도·가스 등 공공요금과 통신비, 음식 주문, 티켓 예매, 외식 등 전 분야에 걸쳐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8~24세의 연령대에서는 88%가 모바일 결제 방식만을 고집한다고 답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은 앞으로 더 성장하는 것은 물론 전 세계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 거래액은 2350억달러로, 미국(2310억달러)을 처음으로 제쳤다.
모바일 결제가 지닌 위험성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크다. 온라인 금융 서비스 확대에 따른 불법 대출 등 사기 행위가 연이어 터지는 데 반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관리 당국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것이다. 봉황망은 '현금 없는 사회'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성이지만 휴대폰 분실이나 해킹 등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과 과소비 조장 등 다양한 부작용이 불거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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