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로그인' 찾는 고객들…보안·기술 고민하는 은행

편의성 높아 기능 추가 요구 늘어…정보유출 우려

부산은행의 모바일뱅킹 '썸뱅크'(왼쪽)와 SC제일은행의 모바일뱅킹 '브리즈뱅킹'(오른쪽) 앱 로그인 페이지 (사진=각 모바일뱅킹 화면 캡쳐)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직장인 A씨(27·여)는 신한은행 결제 내역을 '신한S-MAIL'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받고 있다. 평소 스마트폰 지문인식 기능을 이용하는 A씨는 이 앱에 '지문인식 로그인' 기능이 생기길 바라고 있다. A씨는 "아이디랑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고도 지문인식만으로 바로 로그인 됐으면 좋겠다"며 "솔직히 비밀번호를 누르는 것조차 귀찮다"고 말했다.

A씨의 바람이 현실화 될 수 있을까. 신한은행 측은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지문인식 로그인 방식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은행, 카드사 등 금융사 앱 이용빈도가 높아지면서 고객들이 편의성을 극대화한 지문인식 방식의 로그인 기능을 추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기술과 보안이라는 숙제가 남아있어 고민이 크다.

지문인식 로그인은 별도의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고 스마트폰의 지문인식 기능을 이용해 지문만으로 해당 앱에 로그인 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은행이나 카드사 앱 사용후기 게시판에는 지문인식 로그인 기능을 추가해달라는 고객들의 요구가 빗발친다. 특히 입출금 내역과 같이 시시때때로 확인하는 기능이 있는 앱일수록 고객들은 이같은 요구를 하고 있다.

지문인식 로그인을 원하는 건 편리함 때문이다. 금융사들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각각 입력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고객들을 위해 간편비밀번호, 간편보기 등 서비스를 별도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지문인식 로그인은 지문을 대기만하면 바로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고객들이 버튼을 누르는 행위조차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다.

일부 은행들은 최근 이 방식을 도입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달 18일부터 스마트뱅킹인 '브리즈뱅킹'에 지문인식 로그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를 제공한 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지문인식 로그인을 위해 지문을 등록한 고객은 3만4000여명을 넘어섰다. 부산은행과 KEB하나은행도 '썸뱅크'와 '1Q뱅크'에 이 방식을 도입, 실시하고 있다.

다만 기술에 대한 고민은 남아있다. 금융사 앱에서 인식하는 지문은 스마트폰의 지문인식기능을 거쳐야한다. 아직까지 지문인식을 할 수 있는 스마트폰 기종은 일부에 국한돼 고객도 한정된다. 실제 부산은행과 KEB하나은행도 앱을 통해 지문인식을 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많이 않아 지문 등록한 고객이 빠르게 늘지 않고 있다.

지문 정보는 한번 유출되면 바꿀 수 없는 정보인 만큼 보안에 대한 우려도 남아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고객들의 요구가 많아도 정보 유출에 대해 워낙 민감한만큼 위험을 감수하면서 서비스를 내놓긴 힘들다"며 "지문인식 시스템이 있어도 보안 프로그램까지 최종 마무리되면 발표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