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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절벽 조선해운②]세계 최대 크루즈 만들었지만…씁쓸한 S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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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앞둔' 자회사 STX프랑스, 세계에서 가장 큰 유람선 건조
첫 출항 소식에 "매각 수순 아쉽다"
구조조정 박차…4월엔 부산조선소 매각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세계 최대 규모' 유람선 첫 출항 소식에 STX프랑스 재매각을 추진 중인 STX조선해양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16일 "(STX프랑스를 매각하면) 국내 조선소는 크루즈 건조기술에 영원히 접근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오는 22일 첫 항해에 나서는 크루즈선 '하모니 오브 시즈(Harmony of Seasㆍ바다의 화음)'는 STX프랑스 조선소에서 34개월에 거쳐 건조됐다. 약 8500명이 탈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유람선으로 2747개의 선실을 보유하고 있다.

STX프랑스는 크루즈선 건조능력을 갖춘 조선소다. 국내 조선사가 보유하고 있는 조선소 중 유일하게 크루즈 건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STX그룹은 2007년 세계 최대 크루즈선 건조업체인 아커야즈를 사들인 후 STX유럽을 설립, 자회사로 STX프랑스를 뒀다.

▲STX유럽이 2009년 건조한 오아시스 오브 더 시즈 호

▲STX유럽이 2009년 건조한 오아시스 오브 더 시즈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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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프랑스는 모기업인 STX그룹의 경영상황이 나빠지며 역풍을 맞았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013년말 STX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STX프랑스 매각을 결정했다. 함께 지분 매각이 결정된 STX핀란드는 2014년 9월 핀란드정부와 독일 컨소시엄에 팔렸지만, STX프랑스 매각은 불발됐고 현재 재매각을 추진 중이다.
산은의 방침에 대한 STX조선해양 직원들의 아쉬움은 크다. 국내 조선사가 크루즈 산업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마저 없앨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크루즈선은 세계 선박시장의 약 20%(금액기준)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종이지만 고난도의 설계기술을 요구해 진입장벽이 높다. 크루즈 관광객 수요는 매년 늘고 있다. 세계 크루즈 관광객은 인구 노령화와 소득수준 향상 등에 힘입어 올해 2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의 조선ㆍ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은 2020년까지 크루즈선 건조량이 연평균 8%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현재는 기술이 공유되지 않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천천히 정보를 얻을 생각이었다"며 "지금은 채권단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은 2013년 7월부터 채권단의 공동관리(자율협약)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4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됐지만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채권단은 지난해말 추가 구조조정 방침과 함께 자금지원을 결의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6개월 만에 재실사에 돌입했다. 금융권과 업계에선 실사 결과에 따라 법정관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채권단 자율협약 이후 꾸준히 몸집을 줄여왔다. 자율협약 전 최대 3600명에 달했던 정규직은 현재 2400명까지 줄었다. 지난해 10월까지 직원 860명을 줄인데 이어 올해 930명을 추가 감원할 예정이다. 올해 들어서는 전 임직원의 임금을 10% 삭감하고 복리후생비 지급을 중단했다.

크레인이나 플로팅독 등 선박 건조에 필수적인 중장비도 일부 매각해 생산능력을 줄이고 있다. 부산조선소는 지난 4월 마스텍중공업에 매각을 완료했다. 진해조선소는 선대(독 등 선박건조장)를 기존 5개에서 2개로 줄였다. 고성조선소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일감을 모두 털어내는 2017년부터 국내 대형조선사의 하청공장으로 바꿔 운영될 예정이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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