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금성당 샤머니즘박물관 개관
오는 25일 옛 신당이던 금성당이 '샤머니즘박물관'으로 개관한다. 무속 유물을 수집, 연구해온 양종승 박사가 2013년 문을 연 서울 정릉동 샤머니즘박물관 유물들이 이곳 금성당으로 옮겨진다.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서울 은평 뉴타운 아파트촌 한 가운데 자리한 고즈넉한 한옥이 박물관으로 재탄생한다. 조선후기 전형적인 신당(神堂)의 모습을 간직한 금성당(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제258호)이 샤머니즘박물관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
은평구청은 오는 25일 오후 4시 금성당 샤머니즘박물관을 개관한다고 밝혔다. 개관에 앞서 지난 2일 금성당을 찾아 앞으로 이곳을 진두지휘할 샤머니즘박물관장인 양종승 박사를 만났다. 양 박사는 사재를 털어 지난 2013년 서울 정릉동 샤머니즘박물관을 세웠고, 금성당 존치에도 일조한 인물이다. 이번에 문을 열게 될 금성당 샤머니즘박물관은 국내 유일 무속박물관인 정릉 샤머니즘박물관의 유물들로 채워지게 된다.
개관에 맞춰 금성당에는 양 박사가 모아 온 무신도, 신복, 부적, 점구, 제기, 명두, 악기, 촛대향로, 부채, 방울, 창검, 지화, 설경 등 국내 무속현장에서 쓰인 유물과 함께 히말라야, 몽골, 중국 샤먼유물, 현장 조사에서 채집된 영상, 음향, 사진 자료 등이 들어간다. 과거 금성당에 있었던 유물들은 보존처리 등이 필요한 상태로, 현재 서울시 산하 서울역사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금성당의 대표 유물이었던 무신도인 '금성도'는 고 만봉(萬奉) 스님의 제자인 불화작가 조영희씨가 최근 복원해 금성당 샤머니즘박물관에 비치된다.
금성당의 대표 무신도 '금성님'과 최근 모사 복원한 그림(왼쪽부터). 기존 그림은 서울역사박물관이 소장 중이며, 복원된 그림은 금성당 샤머니즘박물관에 비치될 예정이다.
원본보기 아이콘'금성당'(錦城堂)의 명칭은 '금성대군'(錦城大君, 1426~1457년)에서 유래한다. 금성대군은 세종대왕과 소헌왕후 심씨의 여섯째 아들이다. 그는 단종의 숙부인 동시에 세조의 아우이기도 했다. 수양대군(세조)이 어린 조카인 단종을 핍박해 여러 곳에 유배를 보내는 과정에서 단종을 영주 순흥으로 옮길 때 금성대군은 단종 복위를 계획하다가 결국 사사됐다. 과거 영주 순흥 두렛골에서는 금성대군의 충의를 기려 대동놀이가 매년 치러졌으며, 무속신앙에서도 그를 영험한 신으로 모시며 마을 곳곳 금성당을 짓고 당굿을 행했다. 서울에는 구파발, 월계동, 망월동 세 곳에 금성당이 있었지만 오늘날 진관동 구파발 금성당만 남아 있다.
은평구청과 샤머니즘박물관은 앞으로 이곳에 전통무용, 탈춤, 국악기 공연 등 연희교실과 향토문화 인문학 강의, 지화, 부적 등 체험교실 등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양 박사는 "지역주민들과 국내외 연구자들을 위한 학술, 교육 프로그램이 연중 행사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마을의 평안, 안녕, 기복을 비는 잔치를 일년에 한번씩 금성대군 탄신일인 3월 24일에 여는 것도 기획 중"이라고 했다.
이욱철 은평구청 문화시설팀장은 "금성당을 비롯해 은평뉴타운 일대 진관사,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을 연계한 한(韓) 문화 특구로 활성화 해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문화체험과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샤머니즘박물관 개관 축하행사에는 한울림 김덕수사물놀이의 길놀이와 비나리가 금성당 야외마당에서 펼쳐진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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