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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 어기고 불법자재 쓰고"…공공 건설공사 '비리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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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합동 부패척결추진단, 건설관리 점검 결과에서 나타난 백태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지방의 한 도시 공무원은 73억원 규모의 2012년 실내체육관 신축 공사를 인허가하면서 지붕 공사에 적용될 특허공법(Super PEB)에 대한 사전 검토 없이 이를 선정하고 특허보유자와 사용협약도 체결하지 않았다. 해당 특허보유자는 체육관 구조를 설계하면서 연약 지반임에도 단단한 지반으로 허위 계산하고 눈이 쌓일 때 하중 계산을 누락했다. 시공 과정에선 접합부 볼트도 빼먹었다.
한 지자체는 지난해 하수도정비 기본계획변경 용역 입찰공고를 하면서 관련 규정상 공동수급체 구성원 모두가 면허 등 자격요건을 충족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자체 등록 업체에 한해 일부 면허가 없이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격을 완화해줘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정부 합동 부패척결추진단이 지난해 8월부터 올 1월까지 진행한 건설 관리 취약 분야 점검 결과에서 드러난 사례다. 정부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허·신기술 공법 보유자와의 사용협약 미체결, 하도급 계약 강요 등 계약 단계에서 자주 발생하는 부적정사례를 금지하는 명문 규정을 신설했다.

연면적 3만㎡ 이상 또는 지하층을 포함한 16층 이상 특정소방대상물 등 일정 규모 이상의 소방시설공사에는 책임감리원 외에 보조감리원을 추가 배치하도록 의무화했다. 감리업자가 소방관서장에게 공사감리 결과보고서를 거짓으로 제출하는 등 문제를 저지를 경우 기존 과태료에서 형사처벌로 제재 강화했다.
정부가 추진단을 구성해 실태를 점검하고 이 같은 고강도 제도개선안을 내놓은 건 건설 분야가 국민 체감 부정부패 심각성이 높고 부실시공 등으로 인한 국민 안전 위협 우려 때문이다. 실제 추진단이 ▲특허·신기술 공법(전수조사) ▲공동계약공사(표본조사) ▲철강재 사용 실태(표본조사) ▲전국 대형 소방시설 공사현장 감리 현황(표본조사) 등을 집중 점검한 결과 문제점이 다수 적발됐다.

추진단이 28일 발표한 점검 결과에 따르면 2010~2015년 지자체가 발주한 건설 공사 중 특허·신기술 공법이 적용된 총 1만1539건을 전수조사 해 업무 소홀 사례 1483건을 적발했다. 공법 필요성 사전 검토 누락 등 공법선정 절차 미준수도 1195건, 특허·신기술 보유자와의 사용협약 미체결 288건 등도 적발됐다. 추진단은 이 중 비리의혹이 있는 18명을 수사의뢰하고 지자체 공무원 27명을 징계요구했다.

기존에 미달되는 중국산 철강재를 쓰는 곳도 있었다. 한국산업표준에 미달되는 철강재 사용 의심업체로 '부적합 철강재 신고센터'에 제보된 전국 31개 건설현장을 점검한 결과 KS 규격 미달 중국산 철강재(H형강) 사용 공사현장이 9곳과 이를 납품한 철강구조물공장 6곳을 적발해 품질성적서 변조 등 28건의 위법행위 확인했다. 추진단은 적발된 15개 업체를 고발하고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또 전국 대형소방시설공사 상주감리 대상 총 321개소 중 33개소를 표본조사한 결과 감리일지 허위작성, 감리원 미배치 등 7건이 적발됐다. 추진단 관계자는 "품질시험 단계별로 전산관리시스템에 입력하는 것을 의무화해 실시간 모니터링하도록 개선하고 품질시험절차를 미준수*한 품질시험기관에 대해 영업정지 제재 규정 신설을 추진 중"이라며 "기준 미달 철강재 유통 단계별 차단대책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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