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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 감칠맛이 바뀐다]설탕전쟁…무조건 줄이는 게 능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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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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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하루 평균 당 섭취량 72.1g
WHO권고량의 2.5배 달해…정부, '설탕과 전쟁' 선포
무조건적인 당 줄이기, 자칫 소비자 선택권 저하와 제품 경쟁력 잃게될 수도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설탕은 국민 건강 문제의 중심에 있다. 설탕이 당뇨와 비만, 고혈압 등 각종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어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당 섭취량은 72.1g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량의 2.5배를 훨씬 웃돈다. 정부가 나트륨 다음으로 당 줄이기 정책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식약처는 최근 당류 저감 종합대책을 내놓고,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를 하루 열량의 10% 이내로 관리하는 등 식습관 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커피나 과자, 음료 등 가공식품에 들어있는 당류의 양을 누구나 쉽게 확인 할 수 있도록 영양 표시도 강화하기로 했다. 설탕 대신 단맛을 낼 수 있는 재료를 소개하고, 설탕 사용을 줄인 조리법 보급에도 나선다. 하루 총 2000㎉를 섭취하는 성인의 경우 200㎉(당으로 환산 시 50g), 무게 3g인 각설탕 16~17개 수준으로 설탕 섭취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당류 저감 정책과 국민들의 웰빙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식ㆍ음료업계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맛을 해치지 않는 수준까지 당 함량을 낮춰 과다섭취를 줄이고, 다양한 저당제품을 강화해 소비자의 선택폭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이미 2011년 설탕의 60%가량 당도를 지니면서 체내 당 흡수 저감 기능이 탁월한 '자일로스' 물질을 활용한 '백설 자일로스설탕'을 내놓으며 대체감미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설탕 당도의 70%에 달하면서도 열량은 설탕의 5% 정도에 불과한 '알룰로스'를 세계 최초 생물학적 효소 기법으로 양산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알룰로스는 초저칼로리 속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지난달에는 알룰로스를 활용해 첫 국내 소비자용 제품인 '스위트리 알룰로스''알룰로스 올리고당'을 선보이기도 했다.

발효유와 음료업계도 설탕 줄이기에 나섰다. 남양유업과 동서식품은 커피믹스에 포함된 당을 최대 3분의1로 확 줄였다. 남양유업은 총 50차례, 1만 여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맛 테스트를 진행하며 신중을 기해 기존제품(6g) 대비 당 함류를 25%(4g) 줄인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내놨다.

동서식품도 지난해 기존 제품대비 설탕을 3분의1 줄인 '맥심 모카골드S' 신제품을 내놨다. 자일리톨과 벌꿀을 넣어 건강한 단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맥심 2분의1 칼로리 믹스에는 설탕 대신 천연감미료인 에리스리톨을 넣어 단맛이 느껴지도록 했다. 에리스리톨은 감미도가 설탕의 70% 수준으로, 체내에 거의 흡수되지 않고 배출돼 칼로리가 절반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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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쿠르트는 2014년 8월 업계 최초로 '당줄이기 캠페인'에 나섰다. 2년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벌꿀, 올리고당 등의 천연당으로 기존 당을 대체하는 데에 성공했다. 한국야쿠르트가 지난 1년 6개월간 줄인 당의 양은 올 2월 기준 5291t이다. 이는 지난해 한국인의 연간 설탕소비량(23.8kg)으로 환산 했을 때 22만2000여 명의 1년 치 분량을 줄인 셈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도 발효유 제품군 중 일부제품에 대해 당류를 최대 20% 낮췄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이 자주 찾는 과채음료 제품에 대해서도 '당류 저감화'를 실천 중 이다. 일례로 지난해 연말 선보인 저지방 가공유 '꿀딴지' 3종의 경우, 자연스러운 단맛을 위해 천연 아카시아 꿀을 활용하기도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저당 제품 비중을 늘리고 설탕 대신 인체에 무해한 천연감미료로 대체해 나간다는 업계의 기본 방침이지만 우려도 나온다. 모든 제품에 대해 일괄적으로 당 함량을 줄이는 것은 소비자 선택권의 폭을 좁히게 될 수 있어서다. 또, 일괄적으로 당을 줄일 경우 맛과 품질의 획일화로 인해 제품 경쟁력이 잃게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 줄이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져 그동안 저당 제품을 선보이고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해왔다"며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할 계획이지만 현장의 아쉬움과 어려움 등을 잘 이해하고 반영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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