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아직도 배고프다.


대우증권을 인수해 국내 최대 증권사 오너가 됐지만 그는 다음 타깃을 겨냥하고 있다.

국내 최대 증권사를 넘어 아시아 최고의 투자은행(IB)이 되기 전까지 그의 사냥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박 회장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미래에셋대우 경영전략회의에서 공격적 경영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증권은 은행의 서자(庶子)가 아니다"며 "미국 골드만삭스, 일본 노무라가 은행보다 우위에 있듯 한국에서 미래에셋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글로벌 경영 전략도 제시했다. 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프라이빗뱅킹(PB)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과감하게 3000억원을 증자할 생각"이라며 "내년까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에 분산 투자를 해 미래에셋대우의 해외 자본금만 1조3000억~1조5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증권 300여명의 간부들과 처음으로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경영철학과 투자관을 가감 없이 보여준 것이다.


박 회장이 인사말로 "미래에셋이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가 되고 나서부터 이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박 회장의 스킨십 경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미래에셋대우 경영진과의 만남은 경영전략회의 개최 이틀 후인 17일, 자리를 옮겨 이어졌다.


강원도 홍천 블루마운틴CC에서 미래에셋대우를 포함한 그룹 산하 12개사 임원진 290여명이 참여한 합동 워크숍을 열었다.


골프와 산행 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진행한 뒤 박 회장이 주관하는 만찬으로 이어졌다.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박 회장이지만 오는 10월 미래에셋대우 합병법인 출범을 앞두고 넘어야 할 산은 있다.


바로 노조와의 관계 개선이다. 지금 미래에셋대우 노조는 박 회장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지만 박 회장은 묵묵부답이다.


노조가 박 회장과 미래에셋 경영진이 골프행사를 하던 그 시간에 거리로 나가 집회를 연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미래에셋대우 노조원 1200여명은 17일 오후 2시부터 박 회장 집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센터원 건물 앞에서 '생존권 사수를 위한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미래에셋 측에 고용 안정 문제를 논의할 협상 창구를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집회에 직원들이 참석하지 못하도록 사측이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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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 회장의 입장은 강경하다. 그는 지난 15일 경영전략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조 요구에 대해 "우리는 글로벌 IB를 하려고 한다. 블루칼라가 아니라 창의성을 갖고 일하는 집단"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국내 금융투자 업계는 박 회장이 특유의 승부사 기질로 미래에셋을 국내 1위 증권사로 올려놨듯이 노조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해법을 찾을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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