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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강진 쇼크] 지진에 日 경제 '흔들'…부양책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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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도요타 생산차질…日 정부 예비비 쓰고 추경 서둘러

구마모토 현 주민들이 17일 현내 고시 시의 편의점을 찾았지만 매대가 텅 비어 있다. (AP = 연합뉴스)

구마모토 현 주민들이 17일 현내 고시 시의 편의점을 찾았지만 매대가 텅 비어 있다. (A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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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경기둔화에 신음하던 일본이 지난 14일 구마모토(熊本)를 강타한 지진으로 더 큰 시름에 빠졌다. 제조업은 물론 유통ㆍ관광업 부문에서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추경을 서두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도요타자동차가 구마모토 지진 영향으로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오는 23일까지 일본 내에서 완성차 생산 공장을 단계적으로 가동 중단키로 했다고 18일 보도했다. 도요타 후쿠오카 공장은 지난 15일부터 이미 생산을 중단했으며, 20일부터 23일까지는 모든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다.
이로 인해 총 5만대 정도 생산 차질이 전망된다. 생산 차질에 따라 도요타가 올해 4∼6월(1분기) 영업이익에서 300억엔(약 3174억원)의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5년 전 동일본 대지진 당시 80만대 규모의 감산을 감수해야만 했던 도요타는 이후 여러 부품 업체에 충분한 부품재고 확보를 요청하는 등 공급망을 강화해 왔지만, 이번 지진 여파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오토바이 제조사인 혼다는 구마모토현 내 공장이 피해를 입어 오는 22일까지 생산을 중지했다. 소형차 생산업체인 다이하쓰도 구마모토 인근의 오이타ㆍ후쿠오카 공장을 22일까지 가동 중지할 계획이다.
전자업체 소니 역시 구마모토 현 내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을 지난 14일부터 가동 중단했다. 이 공장은 카메라ㆍ스마트폰 용 이미지 센서를 주로 생산하는 공장으로, 지난 15일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었으나 16일까지 여진이 이어지면서 조업 재개가 불투명해졌다.

18일 구마모토현 아소시의 한 주유소에 차들이 길게 줄서 있다. 구마모토 지역을 직격한 지진피해로 인해 수만명의 피난민이 보호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AP = 연합뉴스)

18일 구마모토현 아소시의 한 주유소에 차들이 길게 줄서 있다. 구마모토 지역을 직격한 지진피해로 인해 수만명의 피난민이 보호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A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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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잖아도 제조업 부진에 시달리던 일본 기업들에게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지난 2월 일본의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6.2% 감소,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블룸버그의 전문가들이 예상한 감소폭(5.9%)을 웃돈 것으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기도 하다.

유통기업의 피해도 적지 않다. 슈퍼마켓 체인 '이온'은 지난 17일 구마모토와 오이타 내의 슈퍼 27곳을 휴점했다. 편의점 체인 '로손'도 이날 구마모토 내 141개 점포 중 30%의 가게가 휴점했다.

그동안 내수 활기에 큰 도움을 줬던 관광객도 지진 피해로 인해 급감할 전망이다. 중국 외교부는 내달 16일까지 중국 국민들이 구마모토로 여행하는 것을 금지하는 한편, 구마모토 현이 위치한 규슈 지역으로 여행하는 것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홍콩 정부도 구마모토 여행시 주의를 촉구했으며, 한국 여행자들의 예약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지진이 경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한 일본 정부는 즉각 행동에 나섰다. 2016년도 예산 예비비를 투입해 복구를 지원하는 한편, 오는 7월 참의원 선거 이후 제출할 추경 예산안에 대책 비용을 포함시킬 계획이다. 피해를 입은 지자체들에는 오는 6월로 예정됐던 지방 교부세가 선지급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 17일 열린 지진비상재해대책본부 회의에서 "지진 피해 지역을 특별재해 지역으로 조기 지정하는 한편, 예비비를 투입하는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며 구마모토의 복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 관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집권 자민당의 니카이 토시히로(二階俊博) 총무회장 역시 "재해 복구를 위해 추경 예산이 필요하다면 당연히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지원 예산 규모는 재정당국의 검토를 받아야 하겠지만, 재해 지역의 사정을 우선시하겠다"고 말했다.

지진이 일본은행(BOJ)의 추가완화를 앞당길 지 여부도 주목된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BOJ 총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 강연에서 "물가상승률 2%를 반드시 실현하겠다"며 "필요할 경우 주저 없이 추가 금융완화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구마모토를 강타한 지진이 인근 오이타ㆍ아소 등의 지역으로 번지면서 피해지역과 규모도 확산되는 추세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구마모토ㆍ미야자키ㆍ오이타ㆍ사가 등 4개 현에서 총 57곳의 산사태 피해가 확인됐다. 신칸센 탈선으로 인한 철로 손상과 고가도로 균열, 구마모토 공항 건물 파괴 등의 피해는 복구가 언제 시작될 지도 불투명하다.

한편 지진 피해 확대와 엔화 강세 우려로 일본 증시에서 니케이225 지수는 이날 오전 9시 20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3.44% 떨어진 16268.22를 나타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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