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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디즘·복잡함…'노 디렉션 홈' 진 마이어슨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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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마이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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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돌아갈 집도 없고, 알아주는 이 하나 없는, 굴러다니는 돌멩이처럼 (With no direction home, a complete unknown, like a rolling stone)’ 밥 딜런이 2005년에 발표한 노래 ‘구르는 돌멩이처럼’의 가사에 등장하는 구절이다.

이주, 노마디즘, 방황…. 작가는 어느 날 우연히 이 가사를 들으면서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게 됐다. 그는 어릴 적 미국으로 입양된 아이였다. 누군가 '너는 어디서 왔니?'라고 물을 때 방향을 잃고 대답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작가 생활 20년 동안은 끝없이 도시를 옮겨 다녔다. 그의 그림에는 혼란스럽고 복잡한 선과 색 그리고 도시가 담겨 있다.
진 마이어슨(44)이 13일 서울 삼청동 학고재갤러리에서 '노 디렉션 홈'이라는 제목의 개인전을 열었다. 한국에서는 3년 만에 여는 전시였다. 4m에 이르는 대작 '스테이지 다이브(Stagedive)' 등 신작 11점을 선보였다.

'I open my mouth to eat you', 2015, Oil on canvas, 188 x 266 cm

'I open my mouth to eat you', 2015, Oil on canvas, 188 x 266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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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town', 2016, Oil on canvas, 100 x 150 cm.

'Japantown', 2016, Oil on canvas, 100 x 150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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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들은 포물선 모양을 띤 셀 수 없는 곡선과 다양한 색으로 구성돼 있다.작가는 잡지, TV, 사진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군중, 자연, 건물 등의 이미지를 포토샵으로 왜곡하고 해체해 새롭게 화폭에 이미지를 담는다. 이 이미지를 붓으로 캔버스에 옮기는 작업은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동시에 섬세하고 압도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 찌그러지거나 뒤틀리고 또 통째로 이어진 듯한 유기적인 도시 풍경을 선보인다. 어디를 그렸냐는 질문에 작가는 "내면의 장소를 그린 것"이라며 "관람객이 그림을 보고 상상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20년 동안 마이어슨은 작가 생활을 하며 뉴욕, 파리, 자카르타, 홍콩, 서울 등 컴퍼스 돌듯이 쉴새없이 반복되는 이주의 순환 루트를 겪어 왔다. 그의 ‘집’이 지도에 표시될 수 없는 이유다. 마이어슨은 "관객들도 같은 경험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거주 중인 홍콩에서는 사실 홍콩에서 태어난 사람들보단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더 많다"고 했다.
진 마이어슨은 1972년 인천에서 태어나 네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됐다. 동양인이 흔하지 않은 미네소타에서 성장했다. 작가는 "나는 운이 참 좋았다"며 그림을 꿈꿀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에서 그의 외삼촌인 팝아트의 거장 제임스 로젠퀴스트였다. 작가는 로젠퀴스트의 작업실에서 작품과 작업 과정을 보면서, 화가로서의 꿈을 키울 수 있었다. 또한 역사학자이자 교수였던 부친과 함께 어릴적 부터 미국 내 여러 도시의 미술관과 박물관을 자주 찾았다.

1997년 펜실베이니아 아카데이 오브 더 파인아트에서 석사과정을 끝낸 그는 뉴욕 브루클린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2004년 뉴욕의 쟈크 포이어 갤러리와 파리의 엠마뉴엘 빼로땡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하고 주목받았다. 그러던 중, 2006년 런던의 유명 갤러리인 사치에서 단체전 '회화의 승리'에 참가하면서 세계적인 컬렉터인 찰스 사치에게 작품이 소장되며 자리 자리 잡았다. 현재 그의 작품은 사치갤러리뿐만 아니라 세계 10대 컬렉터로 인정받는 인도네시아 기업 부디텍과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필라델피아미술관, 첼시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지난 2010년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 창동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로 선정돼 한국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홍콩으로 작업실을 옮겨 아시아를 주요 활동 거점으로 삼고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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