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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분열로 與가 이긴다더니'…민심의 역습 무섭네

최종수정 2016.04.14 12:38 기사입력 2016.04.1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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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텃밭 노동자 당선…朴 정부 정책도 심판 대상

'야권 분열로 與가 이긴다더니'…민심의 역습 무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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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20대 총선에서는 여당에 유리하게 평가됐던 요소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른바 민심의 역습이다.

정치권에서는 당초 야권 분열이 결과적으로 여당에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의석의 3분의 1 이상인 122석이 놓은 수도권이 대부분 여야 격전지로 분류되는 만큼 야권 분열은 '여당 승리, 야당 필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오히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예상보다 많은 의석수를 차지하면서 여당을 협공하는 모양새가 됐다. 더민주는 수도권에서 81석을 기록했으며 국민의당은 안철수 공동대표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 외에 관악갑도 낚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정치평론가들은 교차투표가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수도권만 놓고 보면 유권자들이 확실히 전략적인 투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구는 더민주 후보를 찍고 정당투표는 국민의당을 밀어 지역구 표의 분산을 막았다는 것이다.

또 여당은 야당이 각종 정책 추진에 발목을 잡는다며 '야당심판론'을 들고나왔지만 이는 '정권심판론'으로 되돌아왔다. 이 같은 현상은 소위 여당 텃밭인 영남권에서 두드러졌다. 더민주는 영남에서 9석을 차지했는데, 여기에는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질책이 섞여 있다는 게 정치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중진 의원은 1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정부의 불통, 여당의 공천 갈등이 결국 후유증을 야기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울산에서는 노동자 출신 무소속 후보들이 새누리당 현역의원을 누르고 당선된 점은 의미심장하다는 분석이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시각 때문이다.

김종훈 당선자(울산 동, 무소속)는 당선 직후 소감에서 "새로운 노동자 정치를 시작하라는 지역민의 뜻으로 알겠다"면서 "반노동자 정책에 대한 방패 역할로 자신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

영호남을 중심으로 공고했던 지역패권구도도 이번 총선에서는 크게 허물어졌다. 영남은 물론이고 전북에서는 정운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당선된 강현욱 전 의원에 이어 20년 만에 보수당이 당선 깃발을 꽂았다. 2014년 보궐선거에서 호남에 뿌리를 내린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전남 순천)는 18대 비례대표를 시작으로 3선에 성공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여당 지지층인 중장년과 영남의 투표율이 낮은 점이 여당 패배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이번 총선 시간대별 투표율을 보면 오전 투표율이 19대 총선 때와 비교해 4.4%p 낮았다"면서 "보통 오전에 투표하는 고령층 유권자의 투표참여가 저조했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젊은층의 결집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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