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동의없이 정신병원 강제입원 '위헌'일까
보호자 2인 동의, 의사 1인 진단 '강제입원'…정신보건법 제24조 1항 위헌사건 공개변론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나는 정신질환자가 아니다." 경기도 화성시 소재 한 정신의료기관에 '강제 입원'된 A씨는 자신에 대한 구제를 요구했다.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창살에 갇혀 있으니 꺼내달라는 얘기였다. 그가 정신의료기관에 강제입원하게 된 시점은 2013년 11월이다. 현행 정신보건법 제24조 1항과 2항에 따르면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인의 진단이 있으면 강제입원이 가능하다.
A씨는 자녀 2인의 동의와 의사의 진단이 나와 강제입원하게 됐다. A씨는 법에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에 인신보호법 제3조에 따른 구제청구를 했다.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강제로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할 수 있게 하는 법조항과 관련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도 이를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서울중앙지법이 위헌법률제청에 동의한 이유는 정신보건법 해당 조항의 악용 가능성 때문이다. 가족도 여러 이해관계에 따라 갈등을 빚을 수 있다.
부모의 재산을 노리고 정신병 환자처럼 취급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물론 정신과 전문의 진단이 필요하지만, 그 부분까지 해결했다면 누군가는 꼼짝없이 강제입원 신세가 된다.
A씨는 2014년 1월 인천 강화 소재 정신의료기관으로 전원 조치됐지만, 인천지방법원에 인신보호법상 구제청구를 해 2014년 5월경 수용해제결정을 받은 바 있다. A씨처럼 법의 구제를 받는 사람도 있지만, 법을 몰라서 또는 방법이 없어서 정신병원에 갇혀 있는 이들도 있다.
헌법재판소는 오는 14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해당 법조항의 위헌심판 사건에 관한 공개변론에 나서기로 했다. A씨 측은 "보호의무자와 정신질환자 사이에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경우도 다수 있는데, 보호입원제도는 보호입원 대상자 본인의 의사 확인 없이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로 보호입원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A씨 측은 "정신병원은 형식상 ‘대면진단을 위한 이송’이라는 명목으로 환자를 강제적으로 포박하여 병원으로 데려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등의 적절한 절차적 보장을 하고 있지 않고, 부당한 보호입원에 대한 사후적인 권리 구제수단도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정신질환자의 인권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신과 전문의 진단에 의하지 않고는 보호입원시킬 수 없도록 함으로써 정신질환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한편, 정신질환자의 적시치료를 도모하려는 규정"이라고 반박했다.
복지부는 "보호의무자와 정신질환자 사이에 이익충돌의 우려가 있어 보호입원이 오·남용될 수 있는 위험이 있으나, 이는 감금죄와 같은 형사상 책임을 지우는 것으로 방지해야 하고, 보호입원제도 자체를 부정할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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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석모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유엔(UN) 장애인권리위원회는 2014년 9월30일 정신보건법이 장애를 이유로 한 자유의 박탈을 전제하고 있는 것 등에 대하여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정신보건정책 및 서비스에 관하여 재활과 사회복귀, 탈시설화는 세계적인 추세임에도, 우리나라는 수용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제주연강병원 강지언 이사장은 "보호입원되는 상당수의 환자들은 중증정신질환자로, 스스로 질환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자들에게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인정하면, 초기에 단기간의 치료로 완치될 수 없게 되어 정신질환이 악화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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