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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도시괴담'·'보이지 않는 가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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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해석, 환상, 괴담·롤랑 바르트 '주변인' 탐구, 현대 신화 해체

앙주 레치아, '트윈 타워'

앙주 레치아, '트윈 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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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한불수교 130주년을 맞아 서울시립미술관이 프랑스 예술기관들과 함께 그룹전과 사진전을 개최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팔레드도쿄 파비옹 작가들의 협업전 형식의 '도시괴담'전과 프랑스 대표 철학자 롤랑 바르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사진전 '보이지 않는 가족'전이다. 두 전시는 모두 다음달 29일까지다.

'도시괴담'전은 서울 서소문동 미술관 본관 3층 프로젝트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 프로젝트는 양 기관 산하 레지던시 교류전으로, 지난해 11월 파리 파비옹에서 리서치를 시작, 지난 3월 19일부터 3주간 서울에서 워크숍을 진행하며 약 5개월간 조사하고 실험한 결과를 전시로 선보였다.
참여 작가는 김아영, 루 림, 알렉시 기예르, 앙주 레치아, 오엘 뒤에, 올리 파머, 장-알랭 코르 등 7명으로 성별, 국적, 문화권의 경계를 넘나든다. 서울과 파리, 두 도시의 물리적 거리와 정신적, 문화적 차이, 언어의 장벽 등 제한된 조건과 환경이 낳은 엇나간 해석과 오해, 단절을 생산적 오독으로 통찰하며 유쾌하고 환상적인 자신만의 괴담을 생산해 작품에 담아냈다.

프랑스 작가 앙주 레치아의 '트윈 타워'라는 영상작품은 1986년 작가가 뉴욕 개인전 준비를 위해 이동하던 중 비행기에서 촬영한 쌍둥이 빌딩이다. 9·11 테러 이후 다른 의미가 된 이 빌딩이 여전히 맨해튼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모습은, 건물이 부활해 당시 무성했던 소문과 망상을 불러일으키는 듯하다.

김아영의 사운드 설치작 '우현으로 키를 돌려라'에서는 간헐적인 목소리가 미술관 안팎으로 들리는 체험을 하게 된다. 작가는 현대사회에 일어나는 재난의 원형을 탐구하는 요소로 고대 대홍수 서사, 파리 오페라 극장인 팔레 가르니에의 건축 역사에 등장하는 범람하는 물, 방수를 위해 사용하는 '역청'에 주목했다. 음악가 조현화와의 협업으로 완성된 작품은 신화와 전설이 원형을 반복, 변주하면서 확산하는 구조에 착안하여 주문의 반복적 포뮬러를 노래 가사와 음악 구조에 대입했고, 팔레 가르니에와 방주를 상징하는 가상의 배를 미술관 공간에 실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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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가족'전은 롤랑 바르트의 대표 저서 '카메다 루시다'에 담긴 사진론에 기반을 둔 사진전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공공예술기관인 국립조형예술센터와 아키텐지역 현대예술기금의 사진 컬렉션 200여점을 국내에 소개했다. 1930년대 이후부터 소장된 워커 에반스,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윌리엄 클라인, 다이안 아버스, 제프 쿤스, 신디 셔먼, 소피 칼,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등의 기념비적인 작품들이 포함된다.

롤랑 바르트는 파리에서 뉴욕현대미술관(MoMA)의 세계순회 전시 '인간 가족'전을 관람한 후 이 전시가 제시하는 인류라는 상상적 공동체를 비판하며 오히려 비가시적이면서 주변화된 존재들을 주목해 현대 사회가 지닌 신화적 요소들을 해체한 바 있다. '카메라 루시다'에서 는 위인이 아닌 약자에게, 집단보다는 개인에게, 서사적 역사보다는 일화에 초점을 맞춰 가족과 성을 이루는 사회적 규범들을 해체하고자 했다.

서울시립미술관과 일우스페이스에서 동시에 개최된 이 전시는 롤랑 바르트의 영향을 받은 1960~70년대 이후 현대 사진가와 미술가들로 구성된 4개의 섹션(신화를 해체하기, 중립 안으로, 보이지 않는 이들, 자아의 허구)을 통해 사회적으로 비가시적인 인물들의 초상을 새롭게 조명한다. 일우스페이스는 1955년 '인간 가족'전을 상기시키는 작품들을 통해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섹션으로 강한 대비를 이룬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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