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소설 '몽화' 출간…일제강점기 세소녀 애환 풀어내
권 작가는 30일 "위안부 관련된 작품이 없는 게 아닌데 그동안 조명이 안 됐다"면서 "문인들이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던 주제인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드러내서 쓰지 못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덕혜옹주와 같은 시기에 주목도 못 받고 쓰러진 일반 소녀들이 있었죠. 쉽사리 다루지 못하다가 2년 전 일본 폐광촌에서 바람에 떨어진 빨간 꽃송이를 봤어요. 꼭 피처럼 보였죠. 머리를 탁 치는 것 같았어요. 그게 촉매 역할을 해서 마음속에 있던 것이 풀어진 거죠."
소설은 영실, 은화, 정인 세 소녀의 우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울러 개성 있는 캐릭터를 지닌 다양한 인물들이 다수 등장한다. 옹억척스럽고 강인한 영실의 이모 을순, 주인댁 아들 대신 강제징용되는 칠복 등이 그 예다.
작품 출간이 작년 12월 타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 시점과 맞물리는 것에 대해선 2009년 말 출간된 덕혜옹주 때 경성국치 100년 이슈로 화제가 된 것과 마찬가지로 시기적으로 운이 맞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안부는 정치적인 문제이기도 해서 굉장히 조심스럽다"며 "영화 '귀향'도 나온 만큼 제 소설로 국민이 위안부 문제에 더 심도 있게 생각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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