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造船 코리아'…선박 경쟁력 1~5위 싹쓸이
선박 인도량 기준, 지난해 10위 권 내 국내 조선사 7개
해양플랜트 적자 불구 선박 건조 능력은 재확인
일본·중국은 고부가가치 선박 경험·기술 부족
선박 건조 기간 우리나라보다 1년 이상 길어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우리 조선사들의 선박 건조 능력을 보여주는 인도량이 세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플랜트 시행착오로 조 단위 적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선박 건조 경쟁력은 여전히 일본ㆍ중국에 앞서 있는 셈이다. 다만 수주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 연내 수주를 확대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이 발표한 지난해 인도량을 살펴보면 1위부터 5위까지 국내 조선소들이 차지했다. 1위는 현대중공업(296만3000CGT)으로 압도적으로 앞섰다. 2위는 현대미포조선(189만9000CGT), 3위는 삼성중공업(189만5000CGT), 4위는 대우조선해양(183만CGT)으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5위는 현대삼호조선(149만1000CGT)이 차지했다. 업계 전문가는 "국내 조선소들의 경쟁력은 인도량으로 판단했을 때 최상위권"이라며 "일본과 중국은 우리나라에 크게 밀렸다"고 말했다.
10위권에 일본 조선소는 2개, 중국 조선소는 1개가 포함돼 있을 뿐이다. 6위인 일본 이마바리(126만3000CGT)마저도 7위인 국내 중소 조선사인 STX(109만2000CGT)보다 약간 앞설 정도다. 중국 조선소는 8위를 차지한 달리안(89만CGT) 뿐이다. 9위는 일본의 JMU(88만5000CGT), 10위는 우리나라 SPP조선(77만6000CGT)이 이름을 올렸다. CGT는 선박의 부가가치를 반영한 톤수를 의미한다.
다만 남은 일감으로 따지면 순위가 바뀐다. 클락슨의 2월 말 통계에 따르면 수주 잔량 기준으로 삼성중공업은 일본 이마바리에 밀려 4위로 뒤처졌다. 1,2위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차지했다. 여기에도 속사정이 있다. 일본과 중국의 선박 건조 기간은 우리보다 훨씬 길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 조선사들은 배를 만드는 기간이 길다보니 남은 일감이 우리보다 많아 보이는 착시 효과가 생기는 것"이라며 "고부가가치 선박을 일본이나 중국에서 만들면 경험ㆍ기술 부족으로 1년 이상 더 걸리고 이 때문에 수주잔량이 실제보다 많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수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2만TEU)만 봐도 알수 있다. 건조기간은 한국 24개월, 일본 35개월, 중국 27개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은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우리나라 건조 능력과 비슷하다고 간주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건조 능력이 떨어져도 일본과 중국이 고부가가치 선박 일감을 계속 얻는 건 자국 발주 비중이 높아서다. 지난해 총 수주량 중 자국 선사 발주량(CGT 기준)은 일본이 53%, 중국은 43%다. 해외 수주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8% 정도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수주를 못하면 일감이 빨리 소진되기 때문에 선박건조 능력이 뛰어난 것이 오히려 단점이 될 수 있다"며 "산유국 생산이 늘어나면서 하반기 시장을 중심으로 발주가 살아나면 국내 조선소 경쟁력도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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