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북] 저성장, 한국도 심각한데…우린 '샤워실의 바보'?
신문기사와 책을 함께 읽으며 곱씹어보기
[아시아경제 권성회 수습기자] 아시아경제 3월 21일 4면 ‘한국 경제성장 전망은 더 심각, 최악 경우 1%대까지’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는 기사는 이제 낯설지가 않다. 기사에 따르면 해외 32개 투자은행과 경제분석기관의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2.9%로 한 달 전(3.1%)에 비해 하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모두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내렸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자국의 성장률을 낮춰 잡았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도 기존 3.0%로 추산한 국내 경제성장률을 조정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민간연구기관들이 전망하는 경제성장률은 더 암울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8%, 한국경제연구원은 2.6%를 바라봤고, LG경제연구원은 2.5%까지 낮췄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이달 낸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최악의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은 1%대를 기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경제 3월 21일 ‘한국 경제성장 전망은 더 심각, 최악 경우 1%대까지’ 기사 요약>
* 기사의 팩트와 책 속의 진실 = 전세계적인 저성장 기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저성장 시대가 오래 갈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이 정도로 오래 갈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들의 경제 정책을 비판적으로 서술한 ‘샤워실의 바보들(안근모, 어바웃어북, 2014)’ 역시 그런 점을 지적하고 있다. 책 제목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이 중앙은행의 과도한 경제조작을 비판한 표현이다. 완전고용을 이끌겠다며 온수 쪽지를 열어젖혔던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이라는 ‘뜨거운 물’에 깜짝 놀라 다시 냉수 꼭지를 급히 틀어버림으로써 경기 침체와 실업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2013년 10월 29일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는 잠시 탄식이 흘러나왔다.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고 가계의 소득이 증가하려면 궁극적으로 생산성이 뛰어올라야 하는데, 낮은 생산성이 이제 새로운 일상이 돼 버린 것 같다.” 경기 회복세가 빨라질 것이라던 전망은 이번에도 보기 좋게 빗나가는 분위기였고….」(45p)
저자는 저성장이라는 늪의 원인을 인구와 자본에서 찾는다. 미국의 경우에는 「2000년대 중반 들어 미국의 경제활동인구 증가율은 기록적인 속도로 떨어져갔다. …… 일자리 얻기가 어려워지면서 노동시장에서 퇴장하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2013년 10월 들어 미국의 경제활동인구 수는 1년 전에 비해 0.5% 줄어들었다.」(48~49p)라고 설명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2013년 우리나라의 노동가능인구 증가율은 0.4%로 떨어져 있다. 대략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2014년에는 0.3%대, 2016년에는 0.2%대로 증가 속도가 둔화된 뒤 2017년부터는 노동가능인구가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게 통계청의 전망이다.」(50~51p)
투자도 문제다. 책에 따르면 미국은 「생산 설비는 6년 전인 2007년 말의 투자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기만 했을 때에 비해 4조 달러나 덜 축적」(54p)됐다. 한국 또한 「2013년 2분기 기준 한국의 총고정자본 형성은 전체 국민 처분가능소득의 26.3%에 불과했다. 우리나라가 공장이나 사무실, 생산 설비, 도로, 항만, 주택 등에 이렇게 적은 투자를 한 적은 1977년 이후로는 없었다」(57p)며 투자 부진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음을 설명한다.
이런 원인은 이전에도 지적됐으나 당장 해결하기엔 어려운 과제들이다. 인구 문제는 인위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가까우며, 투자 문제도 기업의 태도 및 정부의 정책 방향이 변화해야 한다. 한국의 경우에는 중국의 성장 둔화, 수출 부진 등 여러 대내외적 문제가 산적해 있다.
‘샤워실의 바보들’은 각국 중앙은행들의 정책이 올바르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음을 꼬집고 있다. 책의 말미는 다음과 같이 마무리된다. 「지속 가능한 경제 번영과 공정하고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만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인지를 잘 보여주었다. 우리는 잘못 끼웠던 단추를 다시 풀어 새롭게 채워나가야 한다.」(293p)
미국의 양적완화, 일본의 아베노믹스 등 한때는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던 경제 정책들이 이제는 부작용을 드러내고 있다. ‘샤워실의 바보들’은 그 부작용까지 일찌감치 예견한 책이다.
<표>
세계 경제성장률 한국 경제성장률
2010 5.4 6.5
2011 4.2 3.7
2012 3.4 2.3
2013 3.3 2.9
2014 3.4 3.3
2015 3.1 2.6
▲ 연도별 경제성장률 추이(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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