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안심번호경선 명암]정치신인 발탁 도움…상향식공천 한계 여전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이양수·김석기 등 공천…지역구 쪼개진 황영철도 상향공천에 기사회생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20대 총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각당의 경선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21일 현재 여야는 90% 이상의 공천진척률을 보이고 있다.

여야의 이번 공천에서 전국단위 선거로는 처음으로 경선에 안심번호를 기반으로 한 상향식공천을 도입했다. 과거 방식으로는 엄두도 못 냈을 무명인사들이 깜짝 승리를 거두며 두각을 나타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유권자의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도입된 안심번호는 사전선거운동도 잠재워 경선의 공정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
반면 인지도를 앞세운 현역의원의 경선 승리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상향식공천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과제도 남겼다.

상향식공천의 가장 큰 성과는 지역의 정치신인들이 천거됐다는 점이다. 김무성 대표가 평소 "유권자가 지역을 잘 아는 일꾼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한 부분과 일맥상통한다. 재선의 현역을 꺾은 이양수(강원 고성·속초·양양) 예비후보를 비롯해 윤한홍(경남 마산회원), 김석기(경북 경주) 예비후보는 정치경험이 없는 신인들이다.

이 예비후보는 '상향식공천이 없더라도 공천이 가능할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지만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구가 쪼개져 사실상 신인과 마찬가지였던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도 "상향식공천이 아니었다면 공천받기가 쉽진 않았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홍천과 횡성이 갈라지자 한기호 의원(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과 경선을 치러야 했다.

상향식공천으로 예비후보들이 지역구 활동에 더욱 공을 들인 점도 의미가 있다. 과거 같으면 공천을 위해 당에 온갖 줄을 대기 위해 노력했을텐데, 유권자들이 공천권을 가지면서 지역구가 활동의 최우선 순위가 됐다.

서울 강북을에서 현역의원을 꺾은 박용진 예비후보 측은 “벼락치기 하듯 조직을 동원해 점수따는 행위는 통하지 않는다"며 "평소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선 새누리당 예비후보(서울 동대문을)도 "유권자만 바라본다는 측면에서 상향식공천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양수 예비후보는 지난해 2월부터 일찌감치 해당 지역구에서 책임당원을 확보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온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결과에 대한 잡음이 '내리꽂기식' 보다 덜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서울 서초갑에서 이혜훈 전 의원과 맞붙었던 조윤선 전 정무수석은 패배 직후 문자메시지를 통해 "경선결과에 승복한다. 총선 승리를 위해 이 후보를 돕겠다"고 밝혔으며 서초을에 도전했던 정옥임 예비후보도 "한국정치에 대한 유의미한 경험과 도전이었다"며 결과를 받아들였다. 이는 우선추천지역 지정을 놓고 공천배제자의 반발이 극심한 것과 큰 차이다.

하지만 인지도가 높은 현역의원 당선비율이 높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점은 보완해야 할 과제다. 20일까지 새누리당 경선지역 가운데 현역이 참여해 승리를 거둔 곳은 51개 지역구 가운데 무려 41곳에 달했다. 비율로 따지면 80.3%, 10명중 현역 당선자가 8명이라는 얘기다. '경선은 인지도 싸움'이라는 말이 기우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최고위원을 포함한 새누리당 지도부는 모두 공천을 확정지어 '경쟁력이냐 인지도냐' 논란의 불을 지피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현역 교체 비율을 놓이려면 당원을 배제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거나 컷오프를 한 후 상향식공천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지역구에서 논란이 된 중복조사도 보완해야 한다. 경남 사천·남해·하동은 2개 여론조사기관이 중복 실시로 재조사에 돌입한 상황이며 경선에서 패한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도 한 사람이 2번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다며 재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예비후보가 지불해야 할 비용도 적지 않다. 서울 종로의 경우 3명의 예비후보자가 각각 1300만원가량을 안심번호 여론조사비용으로 지불했다. 이는 적은 편이고 평균 2000만원 안팎, 결선여론조사까지 실시하면 비용은 3000만원 이상으로 치솟는다. 자금력이 달리는 후보가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황영철 의원은 "상향식공천을 하려면 당원과 유권자를 대상으로 토론회를 열어 자기를 알리고 평가받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공천작업에서는 그 점이 미흡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PICK

  • 매끈한 뒷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