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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실 온도변화 잡은 삼성전자 '정온냉동' 기술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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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냉동실에 둔 음식엔 성에가 끼고 색이 변할까?" 아이디어에서 출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선행개발팀 윤원재 수석, 하주영 책임, 배정욱 책임(왼쪽부터).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선행개발팀 윤원재 수석, 하주영 책임, 배정욱 책임(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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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아이에게 좋은 이유식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질 좋은 한우를 샀어요. 냉동실에 넣어뒀다가 며칠 후 꺼내보니 하얗게 성에가 끼고 색도 변했더라고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선행개발팀 소속인 하주영 책임은 아이를 둔 주부다. 오랫동안 보관할 음식은 냉동실에 두곤 하는데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냉동실에 식품을 보관했다가 색깔이 변하거나 성에가 끼는 것은 하 책임만의 경험이 아니다. 주부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걸까. 이같은 질문이 삼성전자의 '정온냉동' 기술로 이어졌다.

삼성전자가 냉동실 온도변화를 최소화하는 정온냉동 기술을 적용한 '셰프컬렉션' 냉장고가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에는 냉장실에만 적용했는데 냉동실까지 확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냉장고 냉동칸에는 냉각기 뿐 아니라 히터가 달려 있다. 공기를 따뜻하게 데우는 히터와 냉동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이 히터는 냉각기에 끼는 성에를 제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냉각기에서 팬으로 차가운 냉기를 순환시키는 만큼 히터가 주기적으로 성에를 제거해줘야 냉동실이 성에로 가득차지 않는다.

정온냉동 기술 개발에 참여한 윤원재 수석은 "히터가 꺼졌다, 켜졌다 반복하면서 성에를 제거하는데 그 열 때문에 냉동실 내 온도 변화가 매우 심하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냉동실 설정 온도보다 10℃ 이상 온도가 오르기도 한다. 그렇다고 히터를 없앨 수는 없다. 선행개발팀은 관점을 바꿨다. 히터를 없앨 수 없다면 이 히터에서 발생하는 열이 보관 음식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자는 것이었다. 냉각기 상부에 상변화물질(PCM)을 사용한 쿨팩을 부착하면서 문제가 풀렸다. 상변화물질은 열교환 시 상변화과정을 이용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소재보다 에너지 저장능력이 훨씬 높다. 히터에서 나오는 열을 소재 자체가 흡수하고 냉동실 내 온도가 높아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쿨팩을 부착한 뒤 냉동실 온도 변화는 3℃ 밑으로 떨어졌다. 그만큼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윤 수석은 "5℃ 이내로만 온도가 움직여도 식품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는 식품연구 결과가 있었는데, 이 기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한 끝에 3℃ 이내로 온도 변화를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발에 참여한 배정욱 책임은 "이 쿨팩은 특허를 냈다"며 "냉동정온 기술이 적용된 것은 셰프컬렉션 냉장고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선행개발팀 연구실에는 냉장고가 줄지어 있다. 냉장고에는 딸기, 브로콜리, 육류, 생선 등 다양한 음식이 가득하다. 이것들을 얼리면서 신선도를 체크한다. 배 책임은 "최소한 한 달 이상 음식을 보관하면서 신선도를 체크해야 했기 때문에 실험 기간이 길었다"고 설명했다. 하 책임은 "딸기에 얼음이 얼마나 꼈는지, 고기를 자를 때 육질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 정온기술의 효과를 수차례 실험하면서 최적의 환경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셰프컬렉션 외에도 올해 출시되는 대부분의 냉장고에 정온냉동 기술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윤 수석은 "그동안 가전업계가 냉장고 크기 경쟁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면 이제는 제품 성능으로 경쟁하는 시대가 열렸다"며 "식품을 신선하게 오래 보관하는 방법,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 냉장고를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온냉동' 기술을 적용한 냉동고에서 보관한 딸기(왼쪽)와 일반냉동고에서 보관한 딸기(오른쪽). 왼쪽의 딸기는 성에가 끼지 않고 신선하게 보관됐다.

'정온냉동' 기술을 적용한 냉동고에서 보관한 딸기(왼쪽)와 일반냉동고에서 보관한 딸기(오른쪽). 왼쪽의 딸기는 성에가 끼지 않고 신선하게 보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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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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