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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배당 이끈 개미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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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성창기업지주가 지난 2년간 주주들의 끊임없는 배당요구에 무릎을 꿇었다. ▶관련기사 3면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성창기업지주는 2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3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배당금 총액은 20억8000만원으로 1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2012년 2월 보통주 1주당 500원을 배당했었다. 이번 주총을 통해 현금배당 안건이 통과되면 4년 만에 배당을 재개하게 된다.
성창기업지주 관계자는 "2007년까지 배당을 쭉 했지만 2008년 미국 금융위기로 건설경기가 꺾이면서 배당을 중단했었다"면서 "지난해부터 건설경기가 살아나고 흑자전환하면서 회사 의지로 배당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주와 경영진이 제안한 배당금에 괴리가 있는 까닭은 주주들이 제안한 배당이 주당 1000원, 1500원으로 과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사회에서 300원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성창기업지주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0억6400만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773억500만원으로 8.5% 늘었고, 순이익은 22억2100만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주주 요구가 아닌 자체 의지로 배당을 추진한다고 설명하지만 그간 주주들의 움직임을 보면 주주 제안이 회사가 결단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4년 김준환씨 등 25명의 주주들은 주총에서 주당 1500원의 현금배당을 요구했다. 하지만 표결 결과 반대에 부딪혀 현금배당의 꿈은 무산됐다. 이듬해(2015년) 김택환씨 등 37명의 주주들이 또다시 주총에서 주당 1000원의 현금배당을 제안했다. 김택환씨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해 달라고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주주 목소리는 현실화되지 못했다. 대주주 측 지분 28.94%를 넘지 못해서다.
얻은 게 있다면 김택환씨가 상근 감사위원으로 선임됐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감사위원으로 선출된 김택환씨가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주주 목소리를 대변해 현금배당 결정을 이끌어 내는 데 기여하지 않았겠냐는 해석도 나온다. 일례로 대구 밸브기업 화성 역시 소액주주와 회사 간 현금배당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지만 주주 측이 제안한 이인준씨가 감사위원으로 선출된 후 올해부터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현금배당뿐 아니라 자산 재평가 결정도 주주 제안이 불씨가 됐다. 성창기업지주는 자산이 과소평가돼 주가가 낮게 형성돼 있다는 소액주주들의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이에 회사 측은 지난 1월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토지ㆍ임야(장부가액 1846억원) 등의 자산을 재평가받겠다는 공시를 내보냈다.

성창기업지주는 1916년 경북 영주에서 정미업으로 창업해 이후 목재업 외길만 걸어왔다. 1976년 6월2일 성창기업㈜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했다. 이후 2008년 상장회사이자 지주사인 성창기업지주와 비상장사인 성창기업 및 성창보드로 분할했다.

오덕교 기업지배구조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주제안이 통과되기 어려운 이유는 우리나라의 경우 최대주주와 계열사가 보유한 지분이 평균 40%이기 때문"이라며 "주주제안이 모두 통과되기는 어려워도 제안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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