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영업이익과 같은 회사의 기초체력보다는 '반짝' 한방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간절한(?) 소망이 주가를 끌어 올린 것이어서 전문가들은 테마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모든 사건ㆍ사고를 '증시화'하는 자본시장에선 바로 반응을 했다. 간통죄 폐지로 콘돔주, 피임주, 등산복 등 관련주들이 수혜를 볼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으며 특히 유니더스의 주가가 급등했다. 헌재 발표 이후 급등한 주가는 전일 대비 14.92% 올라 312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튿날에도 장 초반 10%대 상승을 기록한 후 마감은 3.21%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당시 유니더스는 아시아경제 팍스넷을 통해 "시장에서의 반응은 간통죄 폐지가 되면 콘돔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추측하는 것 같다"면서도 "간통죄 폐지와 회사 주가 폭등의 의미가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니더스는 전 세계 20여개국에 수출하는 세계 1위 콘돔업체다. 국내에 유통하는 콘돔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액에서 10% 미만을 차지하기 때문에 간통죄 폐지로 수요가 늘어난다 해도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렇다보니 주가는 한 달 만에 금세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이번에도 다름 아닌 이슈에 주가가 꿈틀댔다. 지난 1월 말 남미 지역에 퍼진 신생아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하는 지카바이러스가 성관계로도 전염된다는 소식에 유니더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연일 가격거래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급등했다. 한때 주가는 1만4750원까지 치솟아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후 이슈가 시들해지면서 주가는 다시 8000원대로 내려앉은 상태다.
주가가 이슈에 따라 큰 폭으로 흔들리지 않으려면 실적이 안정적으로 뒷받침되는 등 회사의 기초가 탄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실제 유니더스는 실적 개선에 힘써야 할 상황이다. 회사는 지난해 20억원의 영업손실을 봐 전년 대비 93% 적자폭이 확대됐고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18억원으로 109% 악화됐다. 매출액은 174억원으로 4.48% 줄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주가 상승의 기본은 영업실적"이라며 "실적이나 업황을 고려하지 않는 테마주들은 단기간 급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커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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