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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이코노미]1인가구 600만시대…유통가, 나홀로族 모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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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시장 10개월 연속 매출 급증
롯데마트 홈플러스, 반조리식품 출시

백종원 도시락

백종원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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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직장인 김형진(남ㆍ37)씨는 '알봉족'이다. 알봉족은 과일을 세는 단위인 '알'과 가공식품을 담는 단위인 '봉'에서 따온 말로, 낱개 포장된 식료품을 애용하는 새로운 소비층을 일컫는 신조어다. 결혼이 늦어지면서 부모님과 떨어져 독립생활한 지 3년이 넘었다. 식료품을 낱개로 구매하면서 음식물 쓰레기도 줄었다. 주말에는 1인 노래방과 1인 미용실을 주로 이용한다. 친구들은 이미 결혼해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보내기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처음에는 혼자 생활하는 게 낯설었지만 지금은 혼자가 편해졌다.

1인 가구(싱글족)가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00년 15.5%에 그쳤던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2010년 23.9%로 급증했다. 2020년에는 1인 가구 500만 시대를 넘어 600만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소량ㆍ근거리 구매에 익숙하고, 일부 연령대에서는 본인을 위한 소비에 관대하다는 특징이 나타난다. 평소 식사는 간편한 편의점 도시락으로 배를 채운다. 주말에는 미혼인 친구들끼리 특급호텔의 카페를 찾아 고급 디저트를 즐긴다. 국내 편의점 시장은 오프라인 유통채널 가운데 유일하게 10개월 연속(지난해 2~11월) 매출이 급증했다. 1인 가구 소비에 힘입어 지난해 편의점 매출은 전년보다 26.5% 늘었다. 이는 전년 성장률의 3배가 넘는 수치다. 호텔의 디저트 뷔페 역시 주말에는 좌석예약이 힘들 정도로 인기다.

싱글족에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편의점 업계다. 최근 편의점 매출의 효자 상품은 간편식이다. 편의점은 싱글족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맛과 영양 성분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CU의 '백종원 도시락'은 요리 연구가 백종원 씨가 상품 기획, 레시피, 테이스팅 과정 등에 참여한 제품이다. 백종원 도시락은 출시 한달 만에 216만개 이상 팔렸다.
세븐일레븐은 명품쌀 품종 중 하나인 삼광쌀로 만든 도시락을 내놨다. 위드미는 얼큰부대찌개 도시락, 사골떡만두국 도시락 등을 출시했다. 지난해 CU의 도시락 매출은 전년보다 65.8% 늘었다. GS25는 53.9%, 세븐일레븐은 90.2%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편의점 도시락이 인기를 끌면서 대형 마트도 간편식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마트의 '피코크'는 조선호텔 등 특급호텔 셰프 출신 4명이 레시피를 연구한다. 이마트 본사 내 테이스트 키친에서 바이어와 최고경영층이 피코크 제품을 직접 조리하고 품평회를 갖는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말 내놓은 '요리하다'는 21종으로 구성됐다. 제품은 가열만 하면 되는 기존 가정 간편식과는 다소 다른 반조리 상품의 개념이다. 첨부된 채소를 다듬어 곁들여야만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요리의 재미와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홈플러스는 최근 프리미엄 가정 간편식 '싱글즈 프라이드'를 내놨다. 100여 개의 품목 중에는 보존료ㆍ합성감미료 등 첨가물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낸 제품도 있다.

소포장 제품도 주목받고 있다. 롯데슈퍼는 2013년부터 자체 개발 상품인 한끼를 판매 중이다. 달걀 1개, 감자 2개, 양배추 8분의 1쪽 등 총 56종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한끼' 제품은 요리 후 남는 재료가 없이 딱 한번 해먹을 양을, 별도의 손질과정 없이 바로 요리에 쓸 수 있는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탄생했다. 단순히 포장 단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딱 한번에 쓸 만큼을 포장하고, 별도의 손질을 하는 불편함을 제거했다. 홈플러스의 간편채소도 있다. 기존 소포장 채소를 개선한 제품으로 한우 멀티팩, 소용량 컵 포장 과일 등이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프리미엄을 붙여 싱글족 잡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천연탄산수 페리에는 국내 최초로 '페리에 프릿지팩'을 출시했다. 프릿지팩은 패키지 상단에 표기된 점선을 따라 뜯으면 페리에 캔이 차례로 내려와 쉽게 마실 수 있는 제품이다. 10개의 250㎖ 슬림캔으로 구성, 일반 여성이 혼자 들 수 있을 만큼 가벼워 1인 가구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은 싱글족을 위한 간편대용식 햇반 컵반을 출시, 갓 지은 듯한 밥맛을 살리고 국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액상 소스를 활용해 가정식에 가까운 간편식을 내놨다. 특히 즉석밥 최초로 국내산 취나물을 활용한 햇반 취나물밥도 선보이는 등 간편함 외에도 프리미엄을 붙여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호텔업계에는 싱글족을 위한 맞춤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한창이다.
롯데호텔서울의 레이디스 플로어는 여성 싱글족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서울레이디스 플로어는 전용층 투숙객인 여성만 출입이 가능한데 20~30대 싱글 여성들끼리 모여 파티를 즐기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에 롯데호텔은 레이디스 전용 라운지, 바비리스헤어세트, 미용 스팀기, 화장품 냉장고 및 족욕기 등 여성만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와 소품을 갖추고 있다.

한슬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고령화, 저출산, 이혼 및 동거 증가, 혼인연령 증가 등으로 1인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국내 경제도 소형 주택시장, 소포장 식품, 1인 대상 서비스업, 소형 가전 등 1인가구 중심의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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