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 수록 지출 커지는 구조
중국도 1인가구 급증…싱글족만 5400만명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혼자라도 괜찮아".
1인가구가 국내 유통시장의 핵심 소비주체로 급부상하고 있다. 유통업체들도 이들을 겨냥한 제품 개발에 집중하면서 관련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추세다.
1인가구의 소비성향은 다인가구에 비해 높다. 2014년 가구별 소비성향을 살펴보면, 1인가구의 소비성향은 80.5%로 전체평균 73.6%를 앞선다. 가구원수별 1인당 소비규모 역시 1인가구가 92만원으로 월등히 높다.
1인가구의 주요 항목별 소비지출 비중을 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주거 및 수도 광열비(19.1%)다. 다음으로는 식료품 및 음료(15.3%), 음식 및 숙박(12.7%), 교통(10.2%), 기타 상품 및 서비스(9.6%), 보건(9.1%) 등의 순서다. 4인 이상 가구와 비교하면 주거 및 수도광열비, 식료품 및 음료, 보건, 기타 상품 및 서비스 등에서 1인가구의 지출이 많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추세에 따라 향후 국내 '솔로 이코노미'가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솔로이코노미는 1인가구가 늘면서 기업들이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는 "고령화, 저출산, 이혼 및 동거 증가, 혼인연령 증가 등으로 1인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 경제도 소형 주택시장, 소포장 식품, 1인 대상 서비스업, 소형 가전 등 1인가구 중심의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솔로 이코노미의 특징을 4S로 요약했다. ▲가구와 가전 등은 기존보다 더 작고(Small) ▲똑똑한(Smart) 제품을 선호하고 ▲간편하고 한번에 해결하려는 원스톱 소비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1인가구를 위한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Service)와 제품들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우리'가 아닌 '나'(Selfish)를 위한 소비 행위가 강해 포미족, 혼밥족, 싱글슈머 등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국내 뿐 아니라 중국의 1인가구 증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가장 빠르게 1인가구의 비중이 증가하는 나라가 바로 중국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중국 국가민정국에 따르면 중국 내 1인가구 수는 5800만가구에 달해 전체 인구의 14.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0년 6%와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그는 "이같은 중국의 1인가구 급증은 이혼율의 증가와 만혼화, 비혼 경향의 강화, 산아제한으로 인한 성비 불균형 등이 원인"이라면서 "향후 중국의 산업 및 사회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1인가구의 급성장에 따라 2012년 2000억위안(약 37조4055억원)에 머물렀던 중국 즉석식품 시장은 지난해 5300억위안으로 성장하며 3년새 165%나 증가했다. 중국의 소형가전제품 시장도 빠르게 성장해 판매액이 1144억위안(2013년 기준)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애널리스트는 "국내 음식료업계와 가전업계 등 관련업계도 중국 내 1인가구 시장을 겨냥한 진출을 활발히 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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