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손선희 기자]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49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ㆍ국민의당이 폭풍전야로 접어들고 있다. 더민주는 이른바 '공천배제(Cut offㆍ컷오프)' 통보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현역의원들의 불만과 불안이 가중되고 있고, 사공이 많은 국민의당은 공천과정에서 터져 나올 수 있는 당내 세력 간 갈등을 노심초사 하고 있다.
먼저 김종인 대표의 등장으로 탈당사태를 마무리짓고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던 더민주는 컷오프로 긴장감이 돌고 있다. 더민주는 24일 오전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를 연 이후 컷오프 결과를 개별 통보할 계획이다. 앞서 더민주는 지난해 10월부터 현역의원 127명에 대한 평가를 실시, 이 중 하위 20%를 공천에서 배제키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탈당자와 불출마자를 제외한 10~16명의 현역의원이 이번 발표로 공천에서 원천 배제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물갈이가 현실화되면서 현역의원들의 불만과 공포감은 극대화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컷오프 결과에 따라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의원들이 대거 이탈하는 '제2의 탈당사태'가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3선 중진인 이상민 더민주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컷오프 과정에) 빈틈이 생기거나 졸속부실하다면 예상 못한 반발이나 균열이 생길 것"이라며 "승복감을 줄 정도로 합당한 처분이라면 모르겠지만, 상당수 의원들의 반발과 불(不) 승복이 예상 된다"고 말했다.
시급한 것은 공천일정이다. 국민의당은 전날 오후 8시께 가까스로 전윤철(77) 전 감사원장을 공직후보자추전관리위원장(공관위원장) 겸 자격심사위원장으로 임명 한데이어 이날 오전 공관위원 구성을 완료했다. 공관위원으로는 전 위원장을 포함해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 이해영 한신대 교수 등 총 11명이 선임됐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현재까지 공천신청자에 대한 자격심사조차 진행하지 못한 상태다. 국민의당은 총선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격심사는 물론 공천룰 확정, 공천 등을 마무리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공천과정에서 터져 나올 수 있는 당내 세력간 갈등도 복병이다. 전날 출범한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는 김한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 안철수ㆍ천정배 공동대표, 이상돈 전 중앙대 명예교수, 김영환 의원 등 공동선대위원장만 5명에 달하는 오두(五頭)마차 체제다. 또한 현역의원 17명 중 대다수가 경쟁률이 높은 호남지역에 몰려있는 반면, 천 대표 등 당내 일각에서는 '호남물갈이'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아 갈등의 소지가 크다.
이와 관련해 김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전날 첫 선대위 회의에서 "공정한 공천을 위해 무기득권ㆍ무계파ㆍ무패권의 삼무(三無) 공천을 실천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