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변호사 공급 과잉,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져"
한국품질경영학회 연구 보고서 인용
대한변호사협회가 시장 수용 한도를 초과한 변호사 공급 확대가 전문성 약화와 직업윤리 저해를 유발해 국민 피해로 귀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변협은 23일 한국품질경영학회의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변호사 공급 확대가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전문직 공급 과잉이 품질 저하로 이어진 사례로 일본 치과의사와 국내 공인중개사를 제시했다. 일본은 고령화 대비 정책으로 치과대학을 급격히 늘린 결과 편의점보다 치과가 많아지는 상황에 이르렀고, 환자 유치 경쟁 심화로 과잉 진료와 쪼개기 진료가 만연해졌다. 국내에서는 공인중개사 초과 공급 상태에서 깡통전세 중개 등 도덕적 해이가 빈번해졌으며, 2023년 전세 사기 의심자의 약 40%가 공인중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법조 시장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등록 변호사 수는 2012년 1만4534명에서 2026년 3만8235명으로 급증했지만, 같은 기간 1심 본안 사건 접수 건수는 약 105만건에서 약 74만건으로 30%가량 감소했다. 변호사 선임률은 약 20%, 형사소송 사선 선임률은 30%에 그친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월평균 수임이 1건에 불과하고 중위 소득은 3000만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변호사들이 수익 유지를 위해 사건당 투입 시간을 줄이고 있으며 법률 서비스의 질적 저하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학회의 진단이다.
연수 환경도 악화하고 있다. 매년 신규 합격자의 약 33%인 561명가량이 실무 현장에서 연수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신규 변호사의 실무 역량 저하로 직결된다. 최근 5년간 징계 사유를 보면 광고 규정 위반(303건), 품위 유지 위반(192건), 성실 의무 위반(89건)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시장 과포화가 전문가 집단의 자정 능력을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와 비교해도 한국의 변호사 배출 규모는 이례적으로 높다. 2021~2024년 연평균 신규 등록 변호사는 일본 867명, 한국 1722명으로 한국이 일본보다 2배 이상 많다. 인구 대비로는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반면 법률 시장 규모는 독일(40조원), 프랑스(70조원) 등 유사한 경제 규모 국가들과 비교해 현저히 작다.
김정욱 변협 협회장은 "변호사 수가 포화를 넘으면 서비스 품질은 하향 평준화되고, 광고 경쟁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되며, 청년 변호사들이 불법·탈법의 유혹에 노출되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매년 채용공고가 줄고 징계 건수가 늘어나는 현실이 공급 과잉의 부정적 신호"라고 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발표 15분 전' 소름 돋는 타이밍 "또 미리 알았나...
협회는 이번 연구를 근거로 공급 확대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실증 데이터에 기반한 변호사 인력 수급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할 방침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