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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몬스터]카를로스 슬림, 하루에 10억씩 161년 쓸 수 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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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슬림 텔맥스텔레콤 회장

카를로스 슬림 텔맥스텔레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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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하루에 10억원씩 161년간 쓸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이 있다. 세계 부호 조사에서 매년 이름을 올리는 멕시코 '경제 대통령' 카를로스 슬림 텔맥스텔레콤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3일 블룸버그는 카를로스 슬림 회장의 재산이 총 490억달러라고 발표했다. 우리 돈으로 58조8000억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해 발표한 국가별 국내총생산(GDP) 순위에서 80위 크로아티아의 GDP가 489억달러였다. 우리나라 최고 부호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119억달러)과 비교해도 슬림 회장의 재산이 4배가량 많다.
국내에선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슬림 회장은 경제잡지 포브스의 부호 조사에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빌 게이츠를 제치고 세계 제일 부자로 뽑힌 세계적인 거물이다.

멕시코에선 '단 하루도 카를로스 슬림의 돈이 불어나는 일을 하지 않는 날이 없다'는 말이 있다. 그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인데 멕시코 GDP(1조2320억달러ㆍ13위)의 5%에 해당하는 생산량을 모두 자신의 기업에서 내고 있다. 한 때는 멕시코 GDP의 11%가 슬림의 발 아래 있었다. 그가 멕시코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이유다.

슬림 일가는 아메리칸 모빌, 카르소 글로벌 텔레콤, 텐셀 등의 기업을 포함한 텔맥스 그룹을 경영하며 멕시코 통신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슬림 일가는 금융업, 건설업, 담배, 레스토랑 체인에 이르기까지 200개 가량의 회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멕시코 국립자율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그는 26세에 창업했다. 투자 수익금에 어머니에게 받은 돈까지 합쳐 40만달러를 모아 1960년대 중반 건설회사와 부동산 업체를 세웠다. 1970년대 중반부터는 적극적으로 중소 규모의 기업을 인수합병(M&A)하기 시작했다. 그가 돈을 번 방법은 단순했다. 철저히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을 고수했다.

1982년 멕시코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서 시작된 외환위기 이후 헐값으로 수많은 회사를 인수했던 것이 나중에 엄청난 가치로 불어났다. 1984년 1300만달러에 인수한 보험사 세구로스 데 멕시코는 20여년 후 15억달러 가치의 회사로 성장했고 1985년 3000만달러에 인수한 레스토랑 체인 산본스는 매출액 5억달러의 초우량기업이 됐다.

그가 멕시코 최대 갑부가 된 것은 1990년 국영 통신 업체였던 텔멕스가 민영화될 때 이를 인수하면서다. 당시 텔멕스의 경쟁사였던 마르카텔의 최고경영자(CEO) 출신 카를로스 몬테마요르는 슬림 회장이 "곤경으로 허덕이는 기업들 사이에서 마음에 드는 것만 골라 챙겼다"고 말했다. 텔맥스 지분 51% 인수를 두고 후에 사람들은 멕시코 전 대통령 카를로스 살리나스와의 친분을 활용해 지분을 낙찰 받은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텔멕스는 이후 7년 동안 시장에서 독점 기업으로 군림하며 세계 어느 업체보다 비싼 요금을 부과할 수 있었다. 슬림은 1990년대 후반 텔멕스의 무선 사업부를 아메리카 모빌이라는 이름으로 떼어냈다.

아메리카 모빌은 저소득층을 겨냥해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가 없어도 가입이 가능하도록 조처하고 단말기 보조금과 선불 카드 제공으로 가입자를 끌어들였다. 멕시코 이동통신 시장의 과반을 넘게 장악하고 있는 이 회사는 남미 전체에서도 점유율이 가장 높다.

슬림 회장은 수중에 돈이 넘치지만 생활습관은 검소하다. 흔히 '슈퍼리치의 필수품'이라는 요트도 없고 회사에서도 다른 경영진과 비서를 공동으로 쓴다. 보좌진도 따로 두지 않는다. 운전도 스스로 한다.

검소한 성격은 레바논 이민자 출신이면서도 근면함과 뛰어난 경영, 투자 감각으로 사업에 성공했던 아버지 훌리안 슬림 하다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매주 5페소의 용돈을 주면서 사탕 한 개 사먹은 것까지 용돈 기입장에 꼼꼼히 기록하게 했고, 이를 통해 경제 감각을 길러줬다.

이런 아버지의 가르침을 슬림 회장은 여섯 명의 자녀들에게 어떻게 전할까. 그는 지난 2011년 파이낸셜 타임스와 가진 회견에서 "자식들에게 내가 가진 재산 거의 모두를 물려준다는 것은 얼토당토않다"며 상속과 선을 긋고 스스로 개척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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