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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나라의 조건…"계층 이동 열려야 희망 찾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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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우리 나라는 발전하고 있는 것일까? 수치로 확인되는 지표는 우리 사회가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경제성장률은 높낮이 차이는 있어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1인당소득 역시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간의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사회 전체적으로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삶을 살아가는 구성원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주문처럼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면 구성원들의 삶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와 같은 말의 현실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곤 한다. 파이가 성장한다고 해서 그 안에 구성원들의 몫이 늘 것이라는 믿음도 크지 않다. 더욱이 이대로 파이가 커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팽배한 상황이다.
경제학자 출신으로 대학교수와 사회원로로 활약을 해온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강한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책을 통해 무엇이 우리사회에 필요한지 답을 찾았다. 많은 사회과학자들이 원론적으로 고민해왔던 좋은 나라, 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인류의 오랜 역사 경험속에서 찾은 것이다.

강 전 원장은 사회의 발전의 조건으로는 법과 제도의 개선을 들었다. 하지만 그는 법과 제도 개선 이면에 비전과 실천 능력이 있는 리더십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단순히 좋은 제도를 도입한다고 해서 좋은 나라가 되는 것이 아니라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같은 리더십과 이를 효과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조직을 사회적 기술이라고 불렀다. 사람간의 게임 규칙인 제도, 이를 실행에 이끄는 조직, 그리고 이것을 이끄는 리더십이 갖춰져야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류의 역사를 통해 사회적 기술이 만들어지는 4가지 현상을 찾았다. 신분 이동, 교환과 교역의 확대, 견제와 균형, 신뢰와 법치 4가지다.
그는 우선적으로 계층 이동이 역동적으로 발생하는 사회에서 희망을 찾았다. 반대로 신분이동이 고착화된 사회는 정체 또는 멸망했다는 것이다. 사회 구성원이 단지 출신이 어떤가에 따라 삶의 궤적이 결정되는 사회는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성공의 문의 열려있는지가 곧 그 사회의 성공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교환과 교역의 확대, 재산권의 보호도 중요한 가치다. 다만 강 전 위원장은 기존의 재산권만을 강조하지 않았다. 그는 사유재산권 보장과 함께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에 대한 대가를 보장하는 경제 정의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한 만큼 대접받는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 필수불가결 하다는 것이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도 반드시 사회적 기술로 다뤄야 할 가치로 봤다. 민주주의의 작동 원리일 뿐 아니라 상생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필요불가결 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같은 견제와 균형이 작동해야 사회가 성장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가령 로마의 경우 공화정을 유지했을 당시에는 번영을 했지만 황제가 권력을 움켜쥐자 쇠퇴하고 멸망했다는 것이다. 또한 대영제국의 번영은 왕과 의회관의 권력분립 속에서 가능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 전 위원장은 밝혔다.

법치도 중요한 사회적 기술로 꼽았다. 그는 특히 의회를 통해 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사회적 이해관계의 조정과정으로 설명했다. 법을 만드는 것 자체가 사회적 기술을 구축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어떠한 대화와 토론을 거치는지가 그 사회의 성격을 규정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구축된 법치가 확립될 경우 사회는 안정되고 신뢰가 쌓여 발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강 전 원장은 우리 사회에 필요한 사회적 기술의 궁극적 지향점으로 경제적 격차와 희망격차를 극복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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