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만대 고속버스에 휠체어 리프트 '0'...그나마 올해 시범예산 16억원 전액 삭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장애인은 설 쇠러 고향에도 가지 말라는 얘기냐?".
설 명절을 맞아 전국의 각 버스터미널은 귀성객들로 붐비지만, 장애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가장 많이 이용하는 단거리 교통수단 '시내버스'도 휠체어를 타고 승차하기 편한 저상버스 도입률이 저조해 불편하기 짝이 없다. 정부는 2005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을 제정해 2011년까지 전국 시내저상버스 31.5% 도입을 목표로 했으나 2014년 기준으로 18.7%에 그치고 있다. 2016년까지 41.5%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절반 이하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고속버스에 휠체어리프트를 시범 설치하려고 16억원의 예산을 편성하려했지만 기획재정부의 최종심사에서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편성된 저상버스 및 장애인콜택시 예산도 404억원에 불과하다.
녹색당도성명을 내 "박정희 기념사업 예산에 1873억원이 쓰여 왔는데, 사회적약자의 기본권조차 챙길 수 없다면서 그런 돈은 어디서 났는지 알 수 없다"며 "광역버스에도 오르지 못하는 장애인이 산 정상은커녕 산 입구까지라도 어떻게 갈 수 있는지, 케이블카로 정상까지 바래다줄 여력이 있다면 귀향길과 귀성길은 보장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규탄했다.
녹색당은 이어 "우리 모두 설날에 가족과 친척과 친구와 이웃에게 이야기해야 한다. 명절 고향 방문의 기회도 주지 않는 자들이 더 이상 떵떵거릴 수 없도록 만들어줘야 한다"며 "정부의 전향적 조치를 받아내든, 올해 총선을 잘 치르든 해야 한다. 그러면 시범사업 예산 16억원은 물론이고 늦어도 내년 추석에는 더 이상 장애인들이 터미널에서 시위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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