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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 LCC의 두 얼굴]사고는 늘어나는데…중정비인력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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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2건에서 지난해 50건
기체중정비 인력 '0명'
비상시 대응 늦어지고 고객 불편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이달 초 필리핀 세부 막탄공항을 이륙해 김해공항으로 향하던 진에어 여객기는 출입문이 열린 상태로 이륙했다가 승객들이 귀와 머리 통증을 호소하자 회항했다. 제주항공은 기내 여압장치 고장으로 고도를 1만피트 이상으로 급강하해 운항하기도 했다. 이스타항공은 출입문이 열린 채 승무원이 문고리를 잡고 비행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저비용항공사(LCC)가 지난해 국내선 점유율 50%를 돌파하며 성장하고 있지만 항공 사고도 2014년 32건에서 지난해 50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드웨어는 성장하는데 소프트웨어는 열악한 수준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다. 최근 제주공항 결항 사태는 LCC의 후진적인 관리 시스템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폭설에 막혔던 활주로가 25일 열리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들은 결항일자와 출발시간을 기준으로 고객들의 임시편 탑승 우선 순위를 정해 이를 단문메시지서비스(SMS)로 통보했다. 반면 제주항공이나 티웨이항공 등은 승객들이 공항에서 대기예약을 받도록 해 혼란을 키웠다.

이번 사태로 LCC는 천재지변 등으로 인한 대규모 결항 사태를 대비한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이것이 안전 위협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LCC에 대한 인식이 악화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들은 저가 경쟁을 위해 수송이라는 '기본' 서비스에만 치중했을 뿐 '부가' 서비스 확보에는 소홀했던 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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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성장의 이면에는 인적 자원 부족이라는 악재도 숨어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LCC들의 정비인력(항공정비사 자격증명 취득자 기준)은 제주항공 224명, 이스타항공 118명, 티웨이항공 123명 등이다. 이는 대한항공(5000명)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이들 인력들은 비행기가 뜨기 전과 내린 후 간단한 운항정비만을 담당하고 있다. 비행기 건강을 정기적으로 검진하는 중정비 업무를 담당할 전문인력은 '0명'이다. 국내 LCC들은 기체 중정비나 엔진정비 등을 싱가포르 등 해외 정비업체에 위탁하고 있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은 모회사에서 정비지원을 받지만 제주항공이나 이스타, 티웨이 항공은 100% 해외 정비업체에 의존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빈발하는 버드스트라이크(조류충돌)로 엔진 교체나 기체정비가 필요할 경우 자체 중정비 인력이 없는 LCC들은 빈 항공기를 해외로 보내 정비해 돌아와야 한다"면서 "사정이 이렇다 보니 즉각적인 대응이 불가능하고 항공편의 파행운항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에어아시아 등 외국계 LCC들의 진입도 위협적인 요소다. 외국계 LCC들은 국내 대형항공사보다 덩치가 큰 기업들로 가격 경쟁력이나 노선망, 서비스 등에서 국내 LCC 보다 우위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LCC들이 지난 11년 간의 고도 성장기를 끝내고 질적 성장을 하기 위한 과도기를 겪고 있는 것"이라면서 "새로운 경쟁상황에서 안전에 대한 전문성과 운영 능력을 대폭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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