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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경제활성화 입법 촉구 서명 봇물…"이미 늦었다"

최종수정 2016.01.21 11:25 기사입력 2016.01.2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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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경제활성화 입법 촉구를 위한 재계의 서명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는 것은 경제활성화 입법을 더이상 늦출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 때문이다. 지금처럼 국회에 발목이 잡힌다면 경영 혁신의 골든타임을 놓친다는 위기감이 재계를 거리로 내몬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보조를 맞춘다는 비판도 있지만 '오죽하면 그렇게 하겠냐'는 인식이 재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 "오죽 하면 기업이 나섰겠나, 19대 국회 반성해야"=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오죽 하면 기업이 입법 촉구를 위해 서명 운동까지 동참하게 됐겠나"라며 "글로벌 경제 시대에 정치권은 아직도 80년대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해 재벌 운운하고 있는데, 재벌도 기업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적과 싸울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지난해 말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원샷법, 노동 3법 등 국회서 계류 중인 입법 촉구를 위해 각계 전문가 1000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다.

조 교수는 "현 정부 들어서 올해는 사상 최대의 위기로 지금만큼 모든 지표와 글로벌 경제 여건이 나빴던 적이 없다"면서 "이미 늦었다는 생각뿐이지만 지금이라도 국회는 조속히 경제활성화 입법안을 처리해 우리 기업들의 숨통을 터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최악의 19대 국회= 재계가 19대 국회를 향해 '제발 일 좀 해달라'고 나선 배경에는 역대 최악의 생산성과 경제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정쟁만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 기준 19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은 1만7000여건에 달한다.

이중 본회의에서 처리된 법안은 5400여건으로 가결률은 31%에 그쳤다. 국회 파행도 잦았다. 시작부터 상임위원회 배분을 둘러싸고 여야 힘겨루기가 계속되며 한달 넘게 일을 못했고 지난 2014년 역시 원구성을 놓고 한달 늦게 국회 문을 열었다.

장기간 파행이 이어지며 법안의 부실처리도 이어졌다. 지난 2014년 9월 본회의에서 136분 동안 90개의 안건이 졸속 처리됐다. 법안 1개당 91초가 걸린 셈이다. 14대 국회의 법안 가결률은 80%였다. 15대는 73%, 16대는 62%, 17대는 50%, 18대는 44%에 그쳤다. 19대가 역대 최악의 국회로 평가 받는 이유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과 국무의원, 기업들까지 입법 촉구를 하고 나서는 상황이 분명 정상적인 것은 아니지만 오죽하면 나섰겠나"라며 "이 같은 뜻을 정부와 국회 모두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업법ㆍ원샷법 조속 처리에 속타는 재계= 재계가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는 법안은 크게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원샷법, 노동개혁법 등 3가지다. 이 중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원샷법이 통과 되지 않을 경우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의료, 교욱, 가스, 전기, 교통 등의 산업 규제를 완화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법이다. 현재 국회에선 이 법이 의료민영화를 위한 정부의 수순 밟기라며 매번 회기마다 정쟁의 불씨로 삼고 있다.

원샷법은 인수합병(M&A) 등 기업의 사업 재편과 구조 조정 초긴을 위해 관련 절차와 규제를 하나로 묶어 특별법 안에서 처리하기 위한 법안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규제 유예 기간을 현행 1~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지주회사가 보유하는 종손회사 지분율을 기존 10~50%로 조정하는 등 지주사 규제 완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간이 합병과 관련해 소규모 합병 요건도 완화되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요건 역시 간소화 된다. 이 법이 통과 되면 기업들은 한계 사업들을 빠르게 정리하고 주력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단순히 지분율 때문에 멀쩡한 회사를 외국에 내다 파는 일도 사라진다. 재계는 '원샷법'이 있었더라면 SK텔레콤이 잘 나가던 음악서비스 '멜론'을 외국계 자본에 내어주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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