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나올 수 있다. '적정 외환보유고' 규모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가령 국제통화기금(IMF) 기준으로는 우리의 외환보유액이 너무 많아 외려 줄여야 할 정도다. 그러나 이 보고서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적정 외환보유액 논란을 넘어서는 곳에 있다. 한국경제의 위기적 징후 속에서 최근의 급격한 환율 상승을 더욱 비상하게 받아들이라는 경고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 취임하는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이끌게 될 경제팀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한 긴박감을 갖는 것부터가 필요하다. 한국경제에 대해 줄곧 낙관론을 보인 유 후보자는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외환보유액은 적정하며 외채구조도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경제팀 수장으로서 시장에 주는 '안정 메시지'일 수 있지만 경제팀 내부에서도 그런 관행적 인식에 머물러 있어선 안 된다.
경제에서 '절대 안전'도 있을 수 없지만 과거의 경험에 근거한 상황 진단도 곤란하다. 갈수록 내외부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뒤얽혀 돌아가는 경제에서 불가측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외환위기 가능성만 해도 실물로부터 오는 위기 요인과 겹치면 아무리 많은 외환보유액이라도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한경연 보고서가 지적했듯 지난 외환위기 때보다 대외여건이 더 불리해져 위기로부터 반등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 외환불안에 대한 방벽을 더 단단히, 다각적으로 마련하는 것, 새 경제팀에 대한 첫 번째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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