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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외환방벽 구축, 새 경제팀의 첫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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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근거 중 하나인 '충분한 외환보유액'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어제 공개한 '한국경제의 위기 가능성'이라는 보고서는 외환보유액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는 크게 늘었지만 위기상황 재발 시에 필요한 수준엔 미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환보유액 비중은 2014년 기준 26.1%로 대만(80%), 홍콩(120%)에 크게 못 미칠 뿐 아니라 중국(34%), 일본(27%)에 비해서도 낮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으로는 797억달러나 부족하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나올 수 있다. '적정 외환보유고' 규모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가령 국제통화기금(IMF) 기준으로는 우리의 외환보유액이 너무 많아 외려 줄여야 할 정도다. 그러나 이 보고서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적정 외환보유액 논란을 넘어서는 곳에 있다. 한국경제의 위기적 징후 속에서 최근의 급격한 환율 상승을 더욱 비상하게 받아들이라는 경고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7원 급등해 1209원으로 마감했다. 원화가치는 5년 반 만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환율이 지난 두 달 반 새 꾸준히 오르는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이 26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였다. 환율불안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가 약해지고 있다는 메시지의 하나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새로 취임하는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이끌게 될 경제팀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한 긴박감을 갖는 것부터가 필요하다. 한국경제에 대해 줄곧 낙관론을 보인 유 후보자는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외환보유액은 적정하며 외채구조도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경제팀 수장으로서 시장에 주는 '안정 메시지'일 수 있지만 경제팀 내부에서도 그런 관행적 인식에 머물러 있어선 안 된다.

경제에서 '절대 안전'도 있을 수 없지만 과거의 경험에 근거한 상황 진단도 곤란하다. 갈수록 내외부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뒤얽혀 돌아가는 경제에서 불가측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외환위기 가능성만 해도 실물로부터 오는 위기 요인과 겹치면 아무리 많은 외환보유액이라도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한경연 보고서가 지적했듯 지난 외환위기 때보다 대외여건이 더 불리해져 위기로부터 반등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 외환불안에 대한 방벽을 더 단단히, 다각적으로 마련하는 것, 새 경제팀에 대한 첫 번째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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