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답변서에 나타난 유 후보자의 경제상황 인식과 정책방향은 전임자인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거의 같다. 그는 현안 중에서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의 입법이 가장 시급하다면서 취임 이후 경제활력 강화와 구조개혁에 경제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1분기에 재정 조기집행을 통한 내수 개선세 유지, 신시장 개척, 4대 부문 구조개혁 등을 구체적인 방향으로 제시했다.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서는 주택미분양이 늘었지만 우려 수준은 아니라고 했고, 논란이 되고 있는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재원과 관련해서는 지방교육자치단체의 책임이라는 현 정부의 입장을 확인했다.
따라서 유 후보자는 3기 경제팀장으로서 비전과 당면한 위기 대응 전략을 제시하는 게 마땅하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거론되는 엄중한 상황에서 올해 정부가 목표한 3.1%의 성장률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를 밝혀야 하며 가계를 옥죄는 가계부채, 청년 실업, 노동개혁, 한계기업의 처리 등 집권 4년차에 산적한 경제 난제를 풀어갈 각론도 내놔야 함은 물론이다. 청문회에 임하는 국회의원들의 책임도 크다. 정략적인 질문이나 호통치기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진정 국가경제를 짊어지고 나갈 수 있는 경제수장인지 유 후보자의 능력과 비전을 철저히 검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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