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위기극복의 과제를 안고 병신년(丙申年) 새해를 맞은 재계 총수들이 4일 시무식을 시작으로 숨가쁜 한해 일정에 돌입했다. 재계 총수들은 이날 열린 시무식에서 생존과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저성장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경기도 그 어느 때보다 위태로운 만큼 생존을 위한 변화와 혁신에 총력을 기울이는 데 저마다 방점을 찍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위기극복과 지속성장을 위해 근본적이면서도 선제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LG 새해인사모임'에 참석해 "주력 산업이 신흥국의 도전을 받고 글로벌 혁신 기업들은 이전과 다른 사업방식으로 경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등 산업의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면서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해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어려운 경영 환경과 주력 산업 대부분이 신흥국의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 달라는 의미다.
지난해 대규모 인수ㆍ합병(M&A)으로 재계 순위를 10위에서 8위로 올려 놓은 한화 김승연 회장은 그룹 시무식에서 방위산업과 석유화학 분야에서 그룹 시너지 확대를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에 모습을 드러낸 김 회장은 "혁신과 내실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기반 구축의 해로 삼아 일류경쟁력 강화에 모든 에너지를 결집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은 "올해는 포스코 그룹 임직원 모두가 사업구조, 비용구조, 수익구조, 의식구조 등 기존의 틀을 깨는 '구조혁신 가속화'에 총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무엇보다 그는 "지금까지는 재무구조 개선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하였다면, 올해는 수익성 관점에서 숨어있는 잠재 부실까지도 제거하는 철저한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며 "아울러 수익구조 혁신과 성과중시의 기업문화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이날 시무식에서 커넥트(Connect)와 퓨처(Future)를 이어 만든 '커넥처(Connecture)'를 경영지침으로 선언하면서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변화의 문이 닫히기 전에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회장은 논어의 '모든 것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게 된다'는 논어의 '각득기소(各得其所)'를 인용하며 "어느 회사, 어느 부서, 어느 직급에 있든 각자의 몫을 온전히 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장기 와병 중인 점을 고려해 올해 공식 신년하례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별도의 신년사도 내놓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시무식 대신 한 달 내내 현장을 누비며 계열사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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