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나에미의 알뜰살뜰]'임산부용' 붙으면 가격은 20배?

최종수정 2016.01.04 07:00 기사입력 2016.01.04 07:00

댓글쓰기

-비슷한 성분 캔디, 치약이라도…'임산부용'되면 가격 수십배 껑충

주부 4년차이다보니 유통기사를 쓸 때에는 '엄마의 마음'으로 사안을 접하곤 합니다. 물가, 외식, 제품가 인상 등에 있어서 여느 소비자들과 마찬가지로 민감할 수밖에 없죠. 이 코너를 통해 소비자들과(특히 주부)들과 교감의 장을 넓혀보려 합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제보'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자료사진(아시아경제 DB)

자료사진(아시아경제 DB)


신정 연휴는 잘들 쉬셨나요? 나에미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대학 졸업하자마자 20대에 결혼한 친구 한 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제야 결혼을 해 신혼 재미를 만끽하고 있더군요. 보건복지부가 얼마 전에 발표한 자료에는 우리국민 평균 초혼 연령이 남성은 32.4세, 여성은 29.8세라고 하는데 제 주변에는 어찌된 일인지 평균대로 결혼한 친구는 하나도 없네요. 평균치를 훌쩍 넘긴 친구들은 하나 둘 씩 임신해서 배가 불러오고 있었습니다. 23개월차 '초보엄마'인 나에미는 그나마 선배랍시고 얕은 지식으로 그들의 폭풍 질문에 답해주고 왔죠.

"몇 분 간격으로 아파야 병원에 가야해? 2분,1분?" "하늘이 노래질 때"

"애 낳을 때 가장 힘든 경우는 뭐야? 애가 다리부터 나올 때인가?" "자연분만으로 낳겠다고 20시간 꼬박 밤새 진통했는데 결국 제왕절개할 때"
그러다가 한 친구가 이런 질문을 하더군요.

"너 기자니까 알겠다, 왜 임산부용은 더 비싸? 크림도 그렇고 치약도 그렇고…."

▲임산부용이라고 알려진 제품들. 왼쪽부터 입덧사탕, 입덧치약, 임산부크림 등. 그러나 이들 제품은 상당수가 일반제품에 비해 가격이 적게는 2배에서 최대 10배까지 비싸 임산부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임산부용이라고 알려진 제품들. 왼쪽부터 입덧사탕, 입덧치약, 임산부크림 등. 그러나 이들 제품은 상당수가 일반제품에 비해 가격이 적게는 2배에서 최대 10배까지 비싸 임산부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임산부라면 누구나 한번씩 써봤을 '임산부용' 제품들. 특히 입덧이 심한 분들이라면 임산부용 치약, 캔디 등을 접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저 역시 그랬거든요. 그런데 임산부용이라고 붙으면 가격은 일반 제품에 비해 2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입덧사탕'으로 유명한 미국 수입캔디인 P캔디. 알사탕처럼 낱개 포장된 사탕 21개가 들어있는 이 캔디는 인터넷몰에서 1만10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저 임신했을 때 는 2만원까지도 했었는데 그나마 좀 내렸네요. 훗. 아무튼 이 사탕 한 개에 520원정도 하는 셈이죠. 유기농설탕과 천연향료, 천연색소를 사용했다는 게 특징입니다.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정작 입덧을 완화해주는 성분은 신맛을 내게 하는 구연산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유기농설탕, 천연향료, 천연색소, 구연산이 들어간 다른 사탕은 어떨까요?

한 대형마트에서 파는 H캔디는 유기농함량 99% 로 유기농주스, 유기농시럽, 유기농벌꿀, 천연레몬오일 등을 사용했으며 18개가 들었는데 가격은 4500원이네요.

한 봉지에 1000~2000원짜리인 일반 레몬맛 사탕들은 합성착향료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공통적으로 구연산이 들어가 있고 일부 제품은 천연색소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또 임산부들은 칫솔질할 때도 여간 곤욕스러운 게 아닌데요, 가만히 있어도 헛구역질이 나는데 칫솔질을 하면 이를 닦는 내내 '욱욱, 웩웩' 난리가 나죠. 치약 냄새가 너무 독하다보면 심해지곤 합니다. 그래서 치약도 '임산부용'이라고 팔리는 게 있습니다.

B제품은 무불소, 무사카린, 천연계면활성제, 무색소로 만들어 양치시 구토감이 덜하다며 자체적으로 '임산부 전용치약'이라고까지 내세웠죠. 그런데 가격은 85g에 2만원대. 140~150g짜리 일반 치약이 1000원 안팎인 걸 상기하면 20배나 비싼 셈이죠.

성분이 비슷한 타제품과 비교했을 때도 '임산부 전용치약' 이름을 단 값 치고는 고가였습니다. P제품의 경우 무불소, 무합성계면활성제, 무사카린, 무인공향, 무타르색 소, 무합성보존제로 만들었지만 가격은 150g에 7000원 수준으로 중량을 감안하면 1/6에 불과했습니다. '임산부용'이라고 표기하지만 않았을 뿐 성분 특징은 비슷했답니다.

이제 임신한 나에미 친구들에게 답해줄 수 있겠네요.

"임산부용이라고 무턱대고 사지 말고 다른 제품들과 성분을 꼼꼼하게 비교해서 너에게 맞는 제품을 사. 순산해라!"

덧. 임신 초기 입덧 때문에 기자실에서 변기 부여잡고 한 달 반을 엉엉 울었던 나에미. 이런 제품들 덕을 좀 봤었을까요? 결론은 레몬맛 사탕 아무거나 먹었더니 좀 나았고(순댓국 먹고 입덧이 사라졌음) 치약은 임산부용 치약 사봤지만 절반 쓰다가 버렸네요. 저런 거 써도 입덧 심한 사람들은 계속 하더라구요. 뻔한 말이겠지만, 선택은 결국 누구 몫? 여러분이 판단하시길…. 하하. 순산하세요!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위대하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