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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GK들, 일본 GK의 생태계 흔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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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룡,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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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일본 J리그가 한국산 골키퍼들을 향해 손짓한다. 2년 사이 영입 시도가 더욱 확대됐다. 한국 대표팀 경력을 지닌 골키퍼들이 주요 타겟이다. 2월 김영광(32)이 서울 이랜드FC로 오기 전 사간 도스로의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 11월 14일에는 김승규(25·울산)와 정성룡(30·수원)이 일본으로 떠날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승규는 빗셀 고베, 정성룡은 가와사키 프론탈레와 협상 중이다. 마무리되는 대로 곧 공식 발표가 날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세계에는 다양한 골키퍼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체격조건이나 기량 면을 따지면 유럽과 남미의 골키퍼들이 한 수 위다. 하지만 일본의 생각은 다르다. 오매불망 한국 골키퍼들을 원하고 있다.

▶ 한국 GK들 향한 일본의 러브콜 이유
가장 큰 이유로는 일본 골키퍼들의 품귀현상이 있다. 지금 일본 내에는 신선한 골키퍼가 없다. 가와시마 에이지, 곤다 슈이치 등 대표팀에 소집되는 골키퍼들과 타 골키퍼들 간의 기량차가 크다. 미드필더를 선호하는 어린 선수들 사이 분위기로 인해 유망한 골키퍼도 배출되지 않고 있다. 더 이상 자국에서는 새 얼굴을 볼 수 없는 환경이 되자 한국으로 고개를 돌린 것이다. 김영광은 "지금 일본 골키퍼는 대표 선수들과 타 선수들 사이 레벨차가 크다고 들었다. 좋은 골키퍼가 귀한 분위기다"라고 했다.

둘째는 스타일의 차이다. FC서울에서 스카우터 팀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현태 전 축구대표팀 골키퍼 코치(54)는 "여태까지 봐 온 대표팀 경기들로만 봐도 한국과 일본 골키퍼 간에는 경기를 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일단 신장이 일본 골키퍼들이 한국 골키퍼들보다 작다. 이러한 탓에 일본에는 작고 발이 빠르고 기술이 좋은 골키퍼들이 많다. 반면 한국은 신장이 더 크고 안정된 경기를 한다. 그렇다고 순발력이 많이 떨어지는 편도 아니다. 정성룡은 골킥이 좋고 김승규는 반사신경과 위치 선정이 좋은 등 각각의 강점들이 있다는 점도 한국이 비교 우위에 있다.

이러한 부분들이 일본 J리그의 골키퍼 운영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에서 뛰는 김진현(28·오사카, 192cm)과 구성윤(21·삿포로, 196.5cm) 모두 190cm가 넘고 안정된 경기를 한다. 정성룡과 함께 수원 삼성에서 뛴 오장은(30)은 "체력조건이 좋은 정성룡 같은 골키퍼가 뒤에 있는 것만으로도 수비수들은 든든해진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승규,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승규,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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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멘탈이다. 선수들의 정신력이 한국이 일본보다 더 좋다는 평가가 있다.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일본 선수들은 뒷심이나 집중력이 약하다. 대표팀에서도 여러차례 확인된 부분이다. 최후방에서 골문을 지켜야 할 골키퍼에게는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정신력이 반드시 요구된다. 수비가 무너져도 끝까지 실점하지 않도록 막으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일본보다는 한국산 골키퍼들이 이 점에서 강점이 있다는 이야기다. 김현태 전 코치는 "일반적으로 한국 선수들의 강점은 역시 멘탈이다. 한국 골키퍼들이 정신력이 좋고 골문을 사수하려는 책임감이 타 국가 선수들보다 더 있다"고 했다.

▶ 한국GK, 일본의 GK생태계 흔들까

선수를 영입하는 데 가장 큰 목적은 팀의 성적과 경기력이다. 이번의 골키퍼들의 J리그행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일본으로 넘어가는 골키퍼의 수는 더욱 많아질 수 있다. 한국 골키퍼들도 J리그행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도 영향을 준다. 일본으로 가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정성룡은 "해외 진출이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J리그로 가는 것 역시 그렇다. 김현태 전 코치는 "일본이 아무래도 자금이나 환경 등에서 좋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한국 골키퍼들이 넘어가는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J리그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좋다보면 일본의 러브콜에 계속해서 한국 골키퍼들이 응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 골키퍼들의 대이동이 일어날 조짐이 있는 상황에서 김승규와 정성룡 외 일본행 비행기에 오르는 새로운 골키퍼가 등장할 수도 있다.

정성룡, 김진현, 김승규,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정성룡, 김진현, 김승규,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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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로서는 좋은 선수들을 빼앗긴다는 우려가 있는 한편, J리그에게도 썩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국 골키퍼들이 일본 골키퍼들의 생태계를 흔들 수 있다. 현재 대표팀급 골키퍼 외에 좋은 골키퍼들이 나오지 않고 있는 J리그의 현실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 한국 골키퍼들이 J리그 각 팀에서 주전 수문장으로 자리하면 일본 골키퍼들이 경기를 뛸 기회를 잃을 수 밖에 없다. 선수 로테이션이 적은 골키퍼 포지션은 더욱 그렇다. 이렇게 되면 일본 골문의 발전은 물론이고 당장 대표팀에 뽑을 수 있는 골키퍼들의 수는 줄어든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경기감각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뽑기가 어렵다. 중국 등 일부 리그에서 골키퍼만이라도 자국 선수를 쓰자고 규정해 놓은 것은 이러한 우려에서였다.

한국산 골키퍼들의 J리그 진출은 한국과 일본 중 어디가 이익이고 어디가 손해인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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