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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수교 50주년…연극 '해변의 카프카' 등 무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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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수교 50주년…연극 '해변의 카프카' 등 무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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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한ㆍ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두 나라의 문화를 잇는 공연들이 속속 무대에 오르고 있다. 연극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가 지난 18일 LG아트센터에서 막을 내렸고, 오는 24일 연극 '해변의 카프카'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30일에는 기념 콘서트 '재즈 브릿지'가 있다.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는 번역극으로 무대에 올랐다. 일본 TV 드라마 '도쿄타워'로 유명한 극작가 츠치다 히데오가 쓴 대본을 '나는 형제다'를 만든 김광보가 연출했다. 경범죄자들을 수용하는 교도소에 그곳을 경계로 나라가 둘로 나뉘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죄수들은 장난 삼아 국경을 가르고 적을 만드는데, 놀이로 시작된 선긋기는 구별과 차별을 낳고 분위기는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격렬해진다.
작품에는 김광보가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이 선명했다. 소품 등 무대 장치는 최소화되고 철저히 배우 중심으로 드라마가 이어졌다. 배우들은 우연히 그은 선 하나가 바꿔버린 인간의 모습을 코믹하면서도 신랄하게 그려냈다. 관객은 그들이 내뱉는 말과 행동에 집중하며 작품의 의미를 되새겼다. 연극은 관객에게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일본과 한국의 정서적 거리, 남북 분단 상황, 지역갈등 등을 떠올리게 하며 공감대를 얻었다.

'해변의 카프카'는 일본 연극계의 거장 니나가와 유키오가 연출을 맡았다. 그는 일본 배우들을 이끌고 건너와 일본판 작품으로 무대에 올린다. 대본은 미국 극작가 프랭크 갈라티가 지난 2008년 연극으로 각색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명 소설이다. 나니가와는 여기에 자신의 연출 스타일을 입혔다. 하루키는 몇 번 실패를 경험한 뒤 자신의 작품을 영화나 연극으로 만들기를 꺼렸다. 영화 '바람의 소리를 들어라'의 경우 원작의 메시지가 흐려지면서 평범한 청춘영화로 흘렀다. 그러나 갈라티가 지난 2005년에 단편 '지진 이후에'를 무대에 올린 걸 보고 만족했고 처음으로 그에게 자신의 장편을 연극화하도록 허락했다.

연극은 어른들이 만든 부조리한 현실에서 벗어나 삶의 의미를 찾아 나서는 15세 소년 다무라 카프카의 방황을 그린다. 삶과 죽음, 어른과 아이,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드는 카프카의 여정이 펼쳐진다. 갈라티는 방대한 원작의 주제의식을 명확히 하기 위해 중요한 에피소드를 조합해 각색했다. '나를 죽이고 어머니와 누나를 범할 것'이라는 오이디푸스적 예언은 등장하지 않는다.
장면과 장면 사이를 니나가와 특유의 크고 스펙터클한 무대가 메워나간다. 그는 거대한 투명 유리 상자 스물여섯 개를 이용해 다양한 시공간을 오가며 여러 캐릭터들이 펼치는 복잡한 소설 세계를 구현한다. 상자들은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저택에서 공원으로, 도서관에서 깊은 숲 속으로 모습을 바꾸며 장면을 전환시킨다.

일본 연예계의 떠오르는 별 후루하타 니노가 주인공 카프카 역을 맡고 1980년대 아이돌 스타에서 대배우로 성장한 미야자와 리에 등 유명배우가 등장한다. 니나가와는 지난 2011년 '안토니오와 클레오파트라', 지난해 3월 연극 '무사시'를 한국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무사시'를 공연할 때는 용서와 화합을 호소해 많은 관객을 감동시켰다.

'재즈 브릿지'에는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재즈 아티스트들이 모인다. 일본의 기타 연주자 요시다 지로, 재즈 피아노 연주자 오조네 마코토, 재즈 트럼펫 연주자 테루마사가 무대에 선다. 한국 대표로 보컬리스트 웅산, 색소폰 연주자 이정식 등이 함께 공연한다. 단순 콘서트를 넘어 화합의 장을 열기 위한 특별한 순서도 마련된다. 요시다 지로는 '아리랑'을 연주하고 히노 테루마사는 평소 한국을 좋아하는 마음을 담아 만든 '존경(Jon Kyeong)'을 들려줄 예정이다.

이현정 LG아트센터 팀장은 "한일 수교 5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민간의 문화 예술교류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무대를 마련했다. 냉랭한 외교 상황과는 별개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해변의 카프카'는 일본국제교류기금과 공동 주최하는 무대로 일본 역시 한일 문화교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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