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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현장]한국전자전, 신제품·신기술·CEO 없는 '3無'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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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신제품? 그런걸 왜 여기서 공개합니까. 김샌 지 오래됐죠"

1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한국전자산업대전(한국전자전)에 참가한 한 주요 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46회째를 맞은 이번 한국전자전은 신제품ㆍ신기술ㆍ최고경영자(CEO)를 찾아볼 수 없는 이른바 '3무(無) 전시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리미엄ㆍ혁신ㆍ최첨단 제품…' 삼성전자 LG전자 를 비롯해 한국전자전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주요 기업들이 이번 전시회를 홍보하기 위해 내놓은 문구들이다. 전자업계의 관심이 이 두 회사로 모아지다 보니 전시관 규모도 가장 넓다. 그러나 정작 이들 전시관을 가득 채운 건 삼성전자의 SUHDTVㆍ기어S2ㆍ애드워시 세탁기와 LG전자의 올레드TVㆍ어베인ㆍ트롬트윈워시 세탁기 등 시내 어느 매장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제품들이다. 신제품은 아예 없다.

이들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미국의 CES, 독일 IFA 등 해외 전시회에서 대부분의 신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또 기업의 신제품 개발 주기를 고려하면 가을에 개최되는 한국전자전에서 신제품을 내놓기란 쉽지 않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분야도 마찬가지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이는 신기술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잘라 말하며 "오히려 근처 학생들이 많이 보러 오는 것 같아 교육용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자전을 통해 최첨단 신기술을 선보이거나 이를 통해 해외 바이어와의 직접적인 계약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자업계 CEO들의 발길도 뚝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요 CEO들은 이번 전시회에 일제히 불참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시회 총괄 주관사인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회장 자격으로 개막식에 참석해 겨우 구색만 갖췄다.

한국전자전에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지원하는 국고를 포함해 주관 협회 예산, 회원사의 참가비 등 매년 수십 억원이 투입된다. 이 돈이 '성과 없는 비용'으로만 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한 때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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